작심 출사표 던진 한동훈
김기현과 다르게 尹에 빚 없어
사실상 당정 분리까지 갈수도
‘중도층 포용’ 총선승리 적임자
영남권 중진, 공천 혁신 기대도
원내대책회의 연 여
윤재옥(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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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원로그룹인 상임고문단과 만나 ‘한동훈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인 가운데 당 원로들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당의 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당정 관계를 꼽았다.
한 상임고문은 “한 장관은 김기현 대표와 달리 윤 대통령에게 빚진 게 없다”며 “당이 주도하는 당정 관계를 넘어서 사실상 당정 분리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일종의 ‘약속대련’이 가능하다”며 “정권 2인자가 정부와 합의한 시나리오대로 각을 세우는 또 다른 ‘6·29 선언’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상임고문은 “한 장관은 재주가 많아 판도를 바꿀 수 있고 총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다. 대통령과 상하 관계라 수직적 당정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만약 ‘할 말은 한다’는 식으로 나온다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레임덕”이라고 우려했다.
한 장관이 수도권 승리를 견인할 것이라는 데는 당내에 크게 이견이 없었다. 다수의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전날 연석회의에서 “중도층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한 장관의 높은 인지도, 합리적인 말솜씨 등이 수도권과 중도층에 어필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한 비윤(비윤석열)계 의원은 “수도권에는 한동훈 말고 대안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라오길 기대했는데 조금 부족하다”고 밝혔다.
영남권 등 현역 국회의원 중에는 한 장관의 역할로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거대책위원장 등 다른 자리를 꼽는 사람도 있었는데 정치 경험이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한동훈 비대위’가 영남권 중진의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한 장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장관이 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어 공천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칼을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현역 의원들의 이견이 표출되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의 구심력이 약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정권 초기에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4인방’이 공고했고, 김 대표가 선임된 지난 3월 전당대회 때는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사라진 상태다.
2023-12-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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