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서울시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등 해직 교사 5명을 부당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조 교육감은 2026년 6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홍윤기 기자
홍윤기 기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해직교사 5명을 부당하게 특별 채용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직을 상실함에 따라 새 교육감을 선출하는 보궐선거가 16일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진영별 후보 단일화 여부가 승부를 가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10년 만에 보수진영이 서울시교육감을 ‘탈환’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2008년부터 직선제로 선출된 서울시교육감은 6차례 선거에서 진보계열 후보가 4차례 당선됐다. 진보진영 후보가 단일화를 이룬 반면 보수 진영은 후보가 난립한 탓이다. 직전 치러진 2022년 선거에서도 보수 성향의 조전혁·박선영·조영달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하지 못해 합계 53.2%의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38.1% 득표율에 그친 조 교육감에게 승리를 넘겨줬다.
정치권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어느 때보다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교육감이 2014년 첫 당선을 시작으로 서울에서 최초로 3선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가장 큰 원동력도 ‘단일화 효과’였다.
보수진영에서는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과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여론조사 100%로 보수진영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는데 15일 합의했다. 여론조사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되며 23일 최고 득표자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
진보 후보들은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에서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진보 진영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8명이었는데, 김 위원장은 돌연 ‘일신상의 이유’로 입후보를 철회했다.
다만 서울의 낮은 여권 지지율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실시한 결과, 서울지역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21%, 국민의힘 지지율은 30%에 그쳤다. 4·10 총선 직후 치러진 한국갤럽의 4월 3주차 조사에서 기록한 윤 대통령 지지율 28%, 국민의힘 지지율 31%에서 오히려 내려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곽 전 교육감은 “정당의 교육감 선거 개입과 관여는 불법행위”라면서도 ‘탄핵’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정권 심판 여론에 기대는 모습을 보인다. 곽 전 교육감은 지난 13일 BBS 라디오에서 “제가 우선 윤 정부의 교육 정책을 탄핵하겠다. 윤 정부의 교육 정책을 심판하고 탄핵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미 정부가 심리적 탄핵을 당한 것이다. 그래서 ‘더 큰 탄핵의 강으로 가는 길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곽 전 교육감은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2012년 징역형이 확정돼 교육감직에서 물러났고, 약 30억원의 선거 비용 보전금을 미납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이후 서울지역의 낮은 보수 지지율이 변하지 않았다”라면서 “단일화만 성공한다면 보수 진영에서 교육감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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