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에 대해 “잘못 들었다”고 말하면서 청와대로부터 다른 사람의 이름을 통보받은 듯한 정황을 내보였다.
21일 오전 청와대가 황교안 총리 내정을 발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후보자의 내정 소식을 들었냐는 질문에 “오늘 오전 8시쯤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나중에 다시 한 번 확인하고…”라며 뜸을 들였다. 그러면서 “전화를 받긴 받았는데 제가 잘못 들어서인지 약간 해프닝이 있었다. 좀 이상한 게 있어서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의 이름을 총리 내정자로 통보받은 것인지 묻자 “아니, 확인해 봐야겠다. 그 정도 밖에 이야기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 황 총리 내정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에 유 원내대표에게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전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몇 시간 사이에 인선이 뒤바뀌었거나, 총리 인선을 놓고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혼선이 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뒤따랐다.
청와대가 이날 당초 오전 10시에 총리 인선을 발표한다고 했다가 9시 58분에 돌연 보류를 하고, 다시 10시 15분에 공식 발표를 하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서 더욱 의혹이 증폭됐다.
유 원내대표에게 거듭 확인을 요구하자 그는 “제가 잘못 들었을지 모른다. 제가 귀가 진짜 좀 안 좋다”고 웃어 넘겼다. 유 원내대표 측 관계자도 “유 원내대표가 착각을 한 것이 맞다”고 전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총리 후보자로 거론된 인사들 가운데) 같은 황씨가 많아 (유 원내대표가) 잘못 들었나 보다”면서 수습에 나섰다. 김 대표는 ‘청와대로부터 황교안 장관이 총리 후보자라고 들었나’라는 질문에는 “왜 똑같은 질문을 하느냐, 하나마나한 질문”이라며 확답하지 않았다.
한편 유 원내대표는 황 총리 내정에 대해 “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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