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회견 이후 노동 5법 새 국면
노동개혁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14일 다시 뜨거워졌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담화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는 수정 제안을 한 데 따른 여파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 대통령의 제안대로 야당에 파견법 처리를 촉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파견법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그동안 한 치도 물러섬이 없던 ‘외나무다리’에서 한쪽이 한발을 양보한 형국이라 앞으로 극적으로 협상 돌파구가 생길지 주목된다.●김무성 “최선 아니면 차선… 대승적 양보”
새누리당은 그동안 ‘패키지 처리’를 추진하던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보호법(기간제법),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 등 노동개혁 5대 법안 중 기간제법은 제외하고 나머지 4개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김무성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최선이 안 되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대승적인 양보를 했다”고 말했다. ‘노동5법 일괄처리’ 방침을 한 수 접은 것이다.
●문재인 “악법 중의 악법, 19대 최악의 법안”
그러나 더민주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기간제법을 제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파견법은 노동시장을 뿌리부터 흔들고 파견 노동자를 폭증시키는 법”이라고 거부 의사를 보였다. 문재인 대표도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 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이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악화시키는 악법 중의 악법, 19대 국회를 통틀어 최악의 법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의화, 내주 초 여야 지도부 불러 재중재
이런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이 다음주 초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다시 한 번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관계자는 “특사로 나가 있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귀국한 뒤 다음주 초쯤 만나 선거구 획정과 노동개혁 5법에 대한 박 대통령의 수정 제안과 관련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간제법을 제외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양보로 여야 협상에서 ‘레버리지’가 생겼다”며 “더불어민주당이 공식적으로는 반대하지만, 돌파구가 마련될 계기는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의장은 다만 쟁점법안의 직권상정 반대 방침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경환 의원이 정 의장을 만나 직권상정을 요구했지만 ‘야당과 합의하라’는 대답만 들었다”고 전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6-01-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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