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개선 속도 영향 불가피..한미갈등 발생 가능성도 있어
북한이 감행한 장거리 로켓 발사가 내년 초 출범할 한국 차기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환경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유력 여야 대선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ㆍ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대체로 북한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어 왔다.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남북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현실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타임 테이블’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추가 제재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도 적어도 단기적으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3차 핵실험 카드를 만질 가능성도 관계개선 환경을 악화할 수 있는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정부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취임 직후부터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13일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흐름 속에서 차기 정부가 ‘그런 일 없었다’는 듯이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차기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에서의 속도를 기대하던 금강산관광이나 대북 경협ㆍ교역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로켓 발사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새 정부가 과도하게 남북관계에서 속도를 낼 경우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가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관계개선 노력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도 북한의 로켓 발사로 기존의 소위 ‘전략적 인내’ 전략을 단기간에는 계속할 수밖에 없겠지만 2기 오바마 행정부가 이 정책을 장기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북한이 로켓의 1ㆍ2ㆍ3단 정상분리와 1만3천㎞ 정도로 추정되는 사거리 향상 등 상당한 기술 진전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돼 미국이 북한을 마냥 내버려두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이 단기적으로는 대북 제재 모드에 들어가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대북 제재 추진 분위기가 한국의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 말에는 지금보다 상당히 흐려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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