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6년만 올 매출 3조 가운데 2조 수출 목표
경남 사천의 항공기 개발·생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설립 16년 만에 내수 중심의 군수산업체에서 벗어나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수출 주도형으로 변신하는 KAI
15일 경남 사천의 항공기 개발·생산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설립 16년 만에 내수 중심의 군수산업(軍需産業)에서 벗어나 수출 주도형으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KAI의 주력 수출 항공기인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조한 국산 경공격기 FA-50 이미지
KAI 제공
KAI 제공
국산 경공격기 FA-50, 기본훈련기 KT-1 등 항공기 수출과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 유럽 에어버스 등에 공급하는 기체구조물 수출이 많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따라 KAI는 올해 목표를 매출 3조원, 신규 수주 10조원으로 정했다.
KAI는 3조원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2조원을 지난해부터 호조를 보이는 항공기와 기체구조물 수출을 통해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전 군수 중심형 기업에서 본격적인 수출 주도형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1999년 12월 14일 법인 설립 당시 KAI는 군수 비중이 85% 이상인 내수 중심의 항공기 제조업체였다.
2001년 국내 최초로 KT-1의 인도네시아 수출이 성사될 때만 해도 우리 항공산업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KAI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터키, 페루, 이라크, 필리핀 등 세계 곳곳에 수출 거점을 확보하면서 항공기 129대 26억 달러 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고등훈련기와 전투기의 다목적 활용이 가능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계열 항공기가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항공기 수출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T-50은 미국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KAI는 최소 350대 이상 구매가 예상되는 미 공군 훈련기 대체사업(T-X)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미 공군은 2017년 말 기종을 결정한다.
KAI는 수주에 성공하면 100조원 이상의 경제 파급 효과, 9만 개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 등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T-50이 전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을 제패하고, 항공산업의 본가인 미국 시장 진출이란 상징적 의미까지 더해져 한국의 국격이 격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방위산업팀장은 이를 계기로 지난 60년간 주요 무기 구매국이었던 한국이 무기 공동 개발 동반자로 격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KT-1, T-50에 이어 개발된 국산 헬기 수리온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육군 기동헬기로 탄생한 수리온은 경찰청헬기,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전용헬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세계 각국의 시선을 끌고 있다.
KAI는 해상작전헬기, 소방청헬기 개발도 타진하고 있다.
KAI는 기체구조물 부문에서도 에어버스·보잉사 등과 핵심 동반자로서 위상을 높였고, 국제공동개발을 통해 장기 대형 수출물량을 많이 확대했다.
세계 항공시장 변화는 KAI의 기체구조물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항공기 개발비에 대한 원가절감과 위험분산을 위한 위험분담파트너(RSP)가 활성화되고 대형 항공기 제작사들이 늘어난 민항기 물량을 기술력과 사업관리능력을 갖춘 업체로 넘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설립 초기 900억원대에 머물던 KAI의 기체구조물 수출은 지난해 7천7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8천7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수출 품목도 단순 부품을 가공·납품하는 하도급 수준에서 대형 기체구조물을 직접 설계·제작·공급하는 국제공동개발 파트너로 격상됐다.
KAI는 2012년 산청지역에 민간 항공기 에어버스 A320 날개 하부구조물을 독점생산하는 전용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KAI 하성용 사장은 “전 세계 하늘을 나는 대부분 민항기에 KAI에서 제작한 기체구조물이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라며 “1970년대 중반 국내에 흩어져 있는 항공업체가 외국업체의 하도급을 받아 기체구조물을 생산한 지 40여 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고 소개했다.
하 사장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다양한 국산 항공기 개발을 통해 기술과 개발경험 등 중요한 지적 자산이 엔지니어들의 머릿속에 축적됐으며 이는 우리 항공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형전투기(KF-X), 소형무장·민수헬기(LAH·LCH) 개발 등 초대형 국책사업이 본격 시작되고 T-X 수주전까지 돌입할 예정이어서 우리 항공산업에 세계 항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