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세종기지 안전 지키는 마지막 보루 자부심”

“남극세종기지 안전 지키는 마지막 보루 자부심”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9-30 23:34
수정 2015-10-0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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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군인 월동대원 이기영 상사

이기영 해군 상사
이기영 해군 상사
극한의 대지인 남극에도 우리 군인이 파견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주인공은 남극 대륙에서 유일한 한국군 장병인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이기영(39) 상사.

해군은 2009년부터 매년 고무보트 운용 능력과 잠수 능력을 갖춘 대원 1명을 선발해 남극 킹 조지섬 세종과학기지의 월동대원으로 파견하고 있다. 해군의 여섯 번째 파견 요원인 이 상사는 지난해 11월 28차 월동대원 17명 가운데 해상안전담당으로 선발돼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 상사의 주요 임무는 고무보트와 바지선을 운용하며 연구원들의 연구 활동을 안전하게 지원하고 보급품을 수송하는 것이다. 세종과학기지가 있는 킹 조지섬은 평균기온이 영하 20도를 넘나들기 때문에 콘크리트 부두 시설을 짓기 어렵다. 부두가 없기 때문에 일반 선박이 접안할 수 없고 기지에서 쓰는 보급품은 고무보트와 헬기로 수송해야 한다. 보급품 수송 작업은 주로 바다가 얼지 않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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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아래 보트 오른쪽) 해군 상사가 지난해 12월 남극 킹 조지섬 앞바다에서 세종과학기지 동료 대원들과 함께 고무보트로 화물선에 부딪힌 유빙을 밀어내고 있다. 해군 제공
이기영(아래 보트 오른쪽) 해군 상사가 지난해 12월 남극 킹 조지섬 앞바다에서 세종과학기지 동료 대원들과 함께 고무보트로 화물선에 부딪힌 유빙을 밀어내고 있다.
해군 제공
하지만 이 시기도 바닷물 온도가 영하 2도로 매우 낮고 유빙이 많은 데다 파고가 3~4m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 상사는 기상 상황이 좋은 3~4일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보급품 수송 작업을 실시한다. 그는 정기적인 보급 이외에도 두 달에 한 번꼴로 세종과학기지에서 10여㎞ 떨어진 칠레 기지까지 가서 고무보트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실어 나른다.

오는 12월 1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이 상사는 30일 “가족과 만날 수도 없고 수송 작업을 할 때는 하루에 2~3시간만 눈을 붙일 정도로 바쁘지만 극한의 바다에서 기지의 안전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는 자부심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해군이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5-10-0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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