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 뒷이야기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 뒷이야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18-04-30 14:38
업데이트 2018-04-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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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였던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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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내 ‘도보다리’ 끝 부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내 ‘도보다리’ 끝 부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하고 있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도보다리 독대와 관련 “10분 이상 15분? 특별히 시간을 정하지 않고 했는데 저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훨씬 더 길게 하신 건 분명하다. 아무도 옆에 배석 없이 두 분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우리측 수행원)끼리는 ‘두 분 정상께서 기본적으로 진짜 서로 대화하시는 길은 완전히 터졌다’는 얘기를 했다. 아무도 옆에 배석 없이 두 분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이 기회가 다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은 그런 기회”라며 “제대로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저희야말로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역사에 아주 큰 죄인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소홀함이 없이 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가하면 김어준은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에서 “도보다리 산책 기획자를 알아보니 탁현민 기획이더라. 여태 단 한번도 칭찬을 안해봤다. 안지 오래됐는데. 이건 높은 칭찬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김어준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벤치에 잠깐 앉아 일어날지 계속 이야기를 할지 결정된 게 없었다. 두 사람이 계속 그 시간 내내 대화를 한 거다. 전체가 다 연출은 아니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벤치를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김어준은 “김 위원장이 자세를 보면 양다리를 벌리고 있지 않냐. 배 나온 사람으로서 보면 벤치가 더 깊었어야 한다. 벤치가 좁으면 배가 접혀서 숨쉬기 쉽지 않다. 배를 보통사람 기준으로 잡으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넌 배 나온 사람들의 비애를 몰라’라고 했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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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B컷 공개, ’만찬에 등장한 평양냉면’
남북정상회담 B컷 공개, ’만찬에 등장한 평양냉면’ 청와대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뒷얘기와 B컷을 공개했다. 사진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한국의 점심시간에 평양냉면집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만찬 참석자들은 순간 다 함께 웃었다고 합니다. 물냉면 외에 양념이 된 채로 국물이 약간 있는 비빔냉면과 비슷하네요. 쟁반 냉면이라고도 들었다는데, 정확한 명칭은 확인이 필요합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2018.4.29 [청와대 페이스북=연합뉴스]
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기획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옥류관 냉면이 오른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라고 평가했다.

황교익은 30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구 선생님을 처음에 떠올렸다. 1948년에 분단의 고착화를 막겠다고 그때 당시 38선을 넘어서 김일성과 담판을 지으러가셨다. 밤 숙소에 몰래 빠져나와서 냉면을 드셨다는 기록이 있다. 50년 만에 냉면을 먹어보니까 옛날 그 맛이 나더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구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북측 대표 음식이 냉면이니까 냉면을 낸다는 것은 애매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문재인 대통령님이 ‘북측에 냉면을 가져오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을 하셨고, ‘그럼 가져오겠다’했다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쪽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사실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북쪽에서 사실 뭔가 아쉬움 같은 게 있을 것이다. 뭔가 회담에서 하나의 조그마한 것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제안에 흔쾌히 응한 거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만찬 후식에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가 곁들여지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 정부에 항의한 것과 관련해선 “너무 옹졸한 것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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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만찬에 쓰일 만찬 메뉴가 24일 공개됐다. 사진은 추운 겨울 동토를 뚫고 돋아나는 따뜻한 봄 기운을 형상화한 망고무스. 봄꽃으로 장식한 망고무스 위에 한반도기를 놓아 단합된 한민족을 표현하고 단단한 껍질을 직접 깨트림으로 반목을 넘어 남북이 하나됨을 형상화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  청와대 제공
27일 열릴 남북정상회담만찬에 쓰일 만찬 메뉴가 24일 공개됐다. 사진은 추운 겨울 동토를 뚫고 돋아나는 따뜻한 봄 기운을 형상화한 망고무스. 봄꽃으로 장식한 망고무스 위에 한반도기를 놓아 단합된 한민족을 표현하고 단단한 껍질을 직접 깨트림으로 반목을 넘어 남북이 하나됨을 형상화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
청와대 제공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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