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94일 만에 4차 방북 성과
비핵화·美참관·상응조치 심도깊게 논의폼페이오 “상당히 생산적인 대화 나눠”
TEL·생화학무기 폐기 등도 거론 가능성
일각선 대북제재 유연화 포함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저녁 방북 직후 청와대를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비핵화 관련 논의를 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e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elco.kr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두 번째)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왼쪽 세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하고 있다.
카일리 애트우드 미국 CBS 기자 트위터
카일리 애트우드 미국 CBS 기자 트위터
비핵화 협의는 구체적으로 지난 9월 평양 남북공동선언에서 제시된 북한의 비핵화 조치인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검증 및 영변 핵시설 폐기 등과 관련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시설 폐기의 1단계 조치로는 영변 5㎿ 원자로,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의 폐쇄가 거론돼 왔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거론하겠다고 지난 6일 일본 측에 밝힌 미사일 발사차량(TEL) 및 생화학무기 폐기 등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주장해 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일부 핵무기의 폐기도 테이블에 올랐을 수 있다.
미국이 내놓았을 상응 조치는 ‘종전선언’이 대표적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영변 핵시설 폐기와 종전선언의 맞교환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고, 남북은 그간 종전선언의 무게 낮추기를 통해 미국에 연내 채택을 설득해 왔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미 정부의 참관 문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동창리 엔진시험장 검증에서 더 나아가 영변 핵시설 폐기를 확인하려 방북하는 미 전문가의 장기 체류를 위해 평양 북·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까지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 가고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 공동선언은 비핵화, 북·미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미군 유해 발굴 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관계 개선 초기 조치인 예술단 상호 방문, 인도적 지원 등도 거론됐을 수 있다.
관건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리용호 북 외무상이 강조한 대북제재 유연화다. 미국은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하지만, 대북제재의 전제가 적대 관계이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가 논의되면 제재 유연화도 포함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10-08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