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한미, 같은 것 원해”…조명균, 남북사업 제재 예외 설득한 듯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면담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입장을 조율했다.악수하는 조명균 장관과 비건 대북특별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간 대북 공조 방안 조율을 위해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10.30 연합뉴스
조 장관은 최근 남북 간의 회담 및 교류협력 사업 진행 현황 등을 설명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이 잘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북미 협의에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이 함께 진전될 수 있도록 미국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면담 시작에 앞서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지금 현시점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며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보조(步調)를 맞추는 문제를 협의하게 돼 중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으로 미뤄볼 때 조 장관은 면담에서 남북 철도연결을 위한 북측 지역 현지 공동조사와 북한 양묘장 현대화 등 남북 사업에 대한 제재 예외 인정을 요청하며 남북관계 진전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설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우리(한미)는 한반도에 있어 같은 것을 원하고 있다”며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한 후 “이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함께 협력할 많은 사안이 있고 통일부와의 협력을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이 비건 대표와 만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두 번째다. 이날 면담에는 미측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이, 우리측에서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다.
남북은 지난 15일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이달 하순 경의선 철도에 대한 북한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조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에서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 일정 지연과 관련해 “미국과 생각이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이날 한미 간 입장 조율에 관심이 쏠렸다.
비건 대표는 28일 입국해 전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면담했다.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