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경제력 비슷해지자 불안감 느껴
‘강제징용 배상’ 등 관련 혐오발언 증가최근 日 우익의 ‘BTS 때리기’ 확산 안돼
문화교류 부문선 과거사 큰 영향 없어
13일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린 일본 도쿄도 분쿄 도쿄돔 공연장 앞에서 여고생 팬들이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방탄소년단을 응원하고 있다. 2018.11.13
연합뉴스
연합뉴스
중국의 경제력이 급성장하고 한국의 경제 규모도 커진 상황에서 일본의 상대적 불안감이 반영돼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국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여건이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단장은 지난 6일 도쿄 민단본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일 갈등으로 재일동포 등에 대한 인터넷상의 헤이트스피치(혐오 발언)가 늘고 있다며 “센다이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에도 협박 전화가 오고 민단 본부에도 일본 극우단체가 시위를 위해 매주 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 단장은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쁜 조약이 있으면 그것을 토대로 계속 교섭하고 전진해야 한다”며 “조약(한·일 청구권협정)은 없다는 식으로 하면 일본이 ‘대한민국은 외교를 무시하는 나라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 남성이 지난달 13일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이 열리는 일본 도쿄의 도쿄돔 앞에서 BTS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11.13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그는 일본의 불만이 커진 데 대해 “80년대까지는 한·일 간 국력차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이 무리한 요구를 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 덕분에 불안감이 있는데 비슷하다고 인식되는 한국이 옛날과 같은 모양새로 나오면 일본 입장에서는 짜증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류 등 문화 교류 부문에서는 한·일 과거사 갈등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지난 4일 도쿄 한국문화원에서 기자들을 만난 황성운 원장은 “정치 문제는 정치 문제이고 인적·문화적 교류는 관계없이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양쪽이 다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우익의 ‘방탄소년단(BTS) 때리기’에 대해 “일방성 에피소드”라며 “도쿄돔 공연도 잘 끝나고 적절한 시기에 사과도 하고 해서 확산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BTS (일본) 팬들이 워낙 단단하다”고 전했다.
도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외교부 공동취재단
2018-12-12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