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제법 얼굴이 알려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수석 부소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토론회에 참석해 한반도 통일 비용이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버금가는 1조 달러(약 1191조원)가 될 것으로 점쳤다고 국내 몇몇 언론이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보통 통일비용은 통일 후 10년 동안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통일이득은 따로 계산하지 않는다.
기자는 VOA뉴스 홈페이지를 살펴 원문 기사를 찾아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야후 닷컴의 뉴스 검색 등을 해봤는데 마찬가지였다.
뉴시스와 아시아경제 등은 놀랜드 부소장이 1조달러는 북한을 당장 안정시키기 위한 초기 비용에 불과하다면서 “한국 정부가 어려울 때를 대비한 재원을 축적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아주 보수적인 재정 정책을 펼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대규모 우발적 채무(contingent liability)가 있을 것이기 때문”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모든 재원을 끌어 모아야 하며, 여기에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협력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 인용
그는 이어 “한국의 재벌이나 다른 투자자들이 반경쟁적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놀랜드 부소장은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1996년 10월에 주최한 제11차 한미안보연구회의에 제출한 논문을 통해 2000년 한반도 통일을 이룰 경우 10년 동안 3조 1720억 달러를 북한에 투자해도 25년이 지나야 북한은 한국의 60% 정도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측한 일이 있다.
이번 보도가 맞다면 무려 20년 전에 한 예측보다 오히려 통일비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인데 이렇게 예측치가 줄어든 이유가 궁금해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