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확보 늦은 이유…강경화 “정부, 국제사회 백신 공급 협력하느라”

백신 확보 늦은 이유…강경화 “정부, 국제사회 백신 공급 협력하느라”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5-27 19:52
업데이트 2021-05-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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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퇴임 후 첫 강연서 밝혀

“‘국제사회서 책임 있는 나라’하려 협력했는데
어느덧 보니 다른 나라들이 다 백신 선점”
코백스 협력하느라 초반 쟁탈전 안 뛰어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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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퇴임 후 첫 대중 강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퇴임 후 첫 대중 강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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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5.24 연합뉴스
2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5.24 연합뉴스
지난 2월 퇴임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7일 장관 퇴임 후 첫 강연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확보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정부가 처음부터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보다 국제사회의 공평한 백신 공급 노력에 협력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에서 “백신에 있어서는 우리가 좀 늦었다”면서 “늦었던 것은 우리가 ‘국제사회에 협력하면서 이것을 하자. 정말 성숙한, 국제사회의 한 책임 있는 나라의 역할을 하자’고 해서 그 논의에 적극 참여했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코백스 퍼실리티) 논의의 시작에 저희도 적극 참여했는데 어느덧 보니까 다른 나라들이 다 먼저 선점한 상황이 됐다”면서 “우리 스스로 개발하겠다는 우리 백신 개발도 늦어진 상황에서”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마련한 코백스 퍼실리티라는, 모든 나라 인구의 20%가 다 백신을 공평하게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게 지금 굉장히 흔들리고 있다”면서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그걸 다 쥐어 잡고 안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가 모든 나라에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백신 공급을 보장하는 WHO 주도의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에 협력하느라 초반부터 백신 ‘쟁탈전’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 전 장관은 “그렇지만 정부의 일차적 책임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의 생명 보호”라면서 “백신이 나오고 다른 나라 동향을 보면서 우리도 적극 확보해야 된다는 노력을 정부가 제가 있을 때도 많이 했고 지금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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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평화회의 참석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여성평화회의 참석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에 참석, 자리에 앉아 있다. 2021.5.27 연합뉴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동력 상실에
“북한은 미국하고만 얘기하자는 입장”
“톱다운, 국민 공감대 형성 부족 인정”

강 전 장관은 지난 2년간 중단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그는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다른 나라와 모든 교류 및 접촉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보이며 그 와중에도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평화롭고 외교적 관여만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능력 증대는 글로벌 안보 체제의 근본 틀인 핵 비확산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이를 되돌리기 위한 노력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관련 국제규범을 준수하면서 계속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70여년간 불신과 적대는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하기 위한 협상에 무거운 짐이 될 것”이라면서 “한편 남북한은 상반된 방향으로 발전해오면서 외교에 있어서나 국내적 지지를 다지는 방법도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한반도의 모든 사람을 위한 항구적 평화를 위해 작으나마 한 걸음이라도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노력을 아낌없이 투자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 상실 이유가 국민과 소통 없이 큰 결정과 이벤트 중심으로 한 톱다운 방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핵 문제 관련해서 북한은 미국하고만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면서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톱다운, 국민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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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화기애애’
한미 정상, ‘화기애애’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2021.5.22 연합뉴스
“가짜뉴스, 세계 평화 최대 장애”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대등한 위치가 아닌 상황에서 시작된 동맹이 우리가 큼으로써 대등한 포괄적 동맹으로 나가고 있는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세계 평화를 이루려는 노력에 대한 최대 장애로 가짜뉴스를 지목했다.

그는 “가짜뉴스와 진짜뉴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다면, 논쟁의 당사자가 자기에게 거슬리는 정보를 접수할 여지가 없는 상반된 우주에 갇혀있다면, 분쟁의 평화적 해결은 위태로운 토대 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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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평화회의 참석하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여성평화회의 참석하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5.2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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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고쳐 쓰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마스크 고쳐 쓰는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27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2021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평화회의’ 종합토론에서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2021.5.27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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