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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잠수함 입항 이례적 공개… 北에 ‘핵도발 땐 정권종말’ 강력 경고

美 핵잠수함 입항 이례적 공개… 北에 ‘핵도발 땐 정권종말’ 강력 경고

이재연 기자
이재연, 서유미 기자
입력 2023-02-27 00:42
업데이트 2023-02-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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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온 6000t급 ‘스프링필드’

기밀 분류한 전략자산 동선 노출
태극기·성조기 붙인 함교 사진도
‘확장억제 강화’ 대대적으로 과시
한미 대표단, 핵잠기지 공동 방문
여권 ‘자체 핵무장론’ 진화 목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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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입항한 美 핵 잠수함 ‘스프링필드’
부산 입항한 美 핵 잠수함 ‘스프링필드’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스프링필드(SSN 761)가 지난 2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부두에 정박하고 있다. 만재 배수량 6927t, 길이 110.3m, 최대속력 20노트, 승조원 110명인 이 잠수함은 사거리 3100㎞에 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을 실을 수 있다. 미 해군은 26일 스프링필드의 입항 장면 5장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는데 통상 비공개가 원칙인 잠수함의 위치와 동선을 공개한 것은 핵미사일 위협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신호란 분석이다.
미 태평양함대 페이스북
미국의 전략자산인 6000t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가 지난 23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전략자산 동선을 기밀로 간주하는 미국이 이례적으로 핵잠수함 입항 사실을 공개한 것은 북한에 ‘핵 사용 시 정권 종말’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한국을 향해 ‘맞춤화된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여권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독자적 핵무장론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 태평양함대는 지난 25일 공식 페이스북에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 공격잠수함인 스프링필드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함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내건 모습, 우리 해군과 미 해군 관계자가 악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스프링필드함은 지난해부터 괌에 배치됐다.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핵추진 잠수함 위치는 원칙적으로 보안 사항이다. 그럼에도 미 해군이 이례적으로 부산 입항을 보란 듯이 알린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이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이행을 공개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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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잠수함에 나란히 내걸린 한미 국기
美 핵잠수함에 나란히 내걸린 한미 국기 지난 23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 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의 모습. 선체 함교탑 측면에 한미 양국의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미 태평양함대 페이스북
북한이 올해 들어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한국을 사정권에 둔 ‘방사포’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재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자 한미가 강력한 대응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핵잠수함들이 한반도 근해에서 상시 수준으로 돌아가며 작전배치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이 과시하며 북한에 경고를 보낸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미 대표단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조지아주의 핵잠수함 훈련기지를 처음으로 공동 방문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대담한 핵잠수함 공개는 북한이 지난 23일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했다고 주장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스프링필드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 원잠은 아니지만 사거리 3100㎞에 이르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수십발을 장착할 수 있어 북한 전역이 사정권 안에 든다.

한편으로는 올해 들어 여권에서 다시 불거진 자체 핵무장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북한의 ICBM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지난 20일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계속될수록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면서 “킬체인(선제타격 능력) 강화가 부족하면 자체 핵무장도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에 준하는 상시 전개를 통해 한미가 북한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에서 미국을 향해 “적대적 관행이 계속되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며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중단을 촉구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독자적 핵무장론이 계기마다 흘러나오고 있지만 한미 동맹을 와해시키는 독자 핵무장이 가능할지, 현실적으로 득이 될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연·서유미 기자
2023-02-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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