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동남아 북한 식당들 한국 관광객들 때문에 큰 돈 벌어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 있는 북한 식당들이 다른 식당에 비해 음식 가격을 월등히 높게 받고 있지만 한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큰 돈을 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0일 보도했다.캄보디아에서 운영 중인 북한식당의 메뉴표.
사진=소크 리 섬(자유아시아방송 크메르 서비스)
사진=소크 리 섬(자유아시아방송 크메르 서비스)
RFA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북한 ‘평양식당’의 현지 모습을 르포 형식으로 취재해 전했다.
프놈펜 평양식당에서는 노랑·빨강 등 한복을 입은 북한 여성들이 ‘반갑습니다’ 등 노래 공연을 펼치며 손님을 맞이한다. 이곳 종업원은 약 18명으로 손님 접대 외에 노래, 춤, 악기연주까지 모두 담당한다. 이곳의 음식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가격은 메뉴에 따라 미화 3~30달러로 인근의 다른 식당에 비해 비싼 편이다. 특히 단고기(개고기)는 25달러에 이르는데,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RFA 크메르 서비스의 소크 리 섬 기자는 “식당 여종업원들은 10대부터 20대 사이로 모두 젊고 예뻤으며 손님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능숙하지는 않지만 영어와 중국어, 캄보디아어를 어느 정도 구사했다.”면서 “한 종업원의 경우 어머니가 북한에서 의사이고 아버지가 사업가로 좋은 집안 출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식당은 100여명의 손님들로 북적거렸는데 식당밖 관광버스로 미루어 볼 때 대부분 한국인 관광객이었고 일부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이었다.”고 전했다.
비엔티안의 평양식당도 값이 비싸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평양냉면, 두부 요리, 김치, 북한산 소주(령통술)로 저녁식사를 하면 20달러가 들며 이는 다른 식당 한끼 식사의 4배에 이른다. RFA는 “지배인으로 보이는 남성 1명과 종업원 여성 4명이 손님을 접대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평양음악무용대학(김원균 명칭 평양음악대학) 출신”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가라오케에 맞춰 ‘아리랑’,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을 불렀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식당의 주 고객이 한국인이다 보니 이들을 의식해서인지는 몰라도 식당 내부장식에서 북한체제를 선전하려는 분위기는 느끼지 못했다.”면서 “백두산 풍경화 정도를 제외하면 식당 자체는 전혀 정치적이지 않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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