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사냥개’ 北 대장 행방불명

‘김정은의 사냥개’ 北 대장 행방불명

입력 2012-04-18 00:00
업데이트 2012-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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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측 北보위부 1부부장 ‘경질설’…“장성택 미움 받은 듯”

조선인민군 대장,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방위원회 위원….

북한의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보위부) 제1부부장의 이름 앞에 붙었던 화려한 직책들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17일 “김정은이 그동안 우동측을 장성택 견제 카드로, 후계구축을 위한 ‘사냥개’로 활용해왔다”며 “하지만 김정은은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 그동안 북한 간부들의 원성의 대상이던 우동측을 숙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김여정(추정), 우동측, 김정각, 장성택, 김영춘, 리영호, 김정은, 김기남, 김경희, 최태복이 지난해 12월2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에서 2명의 여인을 제외한 8인은 12월28일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영구차량을 호위해, 이들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칠 핵심세력임을 내외에 과시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여정(추정), 우동측, 김정각, 장성택, 김영춘, 리영호, 김정은, 김기남, 김경희, 최태복이 지난해 12월2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에서 2명의 여인을 제외한 8인은 12월28일 김 위원장의 영결식에서 영구차량을 호위해, 이들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칠 핵심세력임을 내외에 과시했다.
연합뉴스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국가보위부 해외정보국 국장과 보위부 부부장을 역임한 우동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 국방위 위원과 보위부 1부부장에 오르면서 김 1위원장의 측근임을 과시했다.

지난해 12월17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때는 김 1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영구차를 호위한 8인 중 한명이었다.

그동안 김 1위원장의 신임을 업은 우동측은 부장이 공석이던 보위부의 명실상부한 우두머리였다.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보위부장직은 1987년 8월 당시 부장이던 리진수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20년 넘게 공석으로 남은 채 김 위원장이 직접 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부 출신 탈북자들은 “보위부 내부 문서에는 보위부장이 김정일로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우동측은 김정은 체제 구축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김 위원장 70회 생일을 맞아 북한 최고 훈장인 김정일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무소불위의 보위부를 통솔하며 김 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승승장구해왔으나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4월15일)을 앞두고 지난달 하순부터 갑자기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김 위원장 사망 100일째인 지난달 2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김 1위원장 수행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우동측의 이름은 북한 매체에서 사라졌다.

지난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김 위원장의 국방위원장 추대 19돌 기념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나온 인물들을 소개했으나 우동측의 이름은 없었다.

그동안 북한 매체는 간부들을 소개할 때마다 우동측의 이름을 김창섭 보위부 정치국장의 이름 앞자리에 올렸다.

그러나 그날 우동측의 이름이 놓이던 그 자리엔 김원홍 당시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이름이 대신 들어갔다.

이로부터 이틀 뒤 조선중앙통신은 김원홍의 약력을 소개하면서 “2012년 4월부터 국가안전보위부 부장으로 사업했다”고 밝혔다. 우동측이 김원홍에게 보위부 수장 자리를 내놓고 밀려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우동측은 13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 위원직도 잃었다. 지난달 25일 이후부터 15일 열린 김 주석 100회 생일 경축 열병식까지 북한의 공식석상에서 우동측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북소식통은 “우동측은 김정은 등장 전에는 장성택의 심복이었다”며 “하지만 김정은의 신임을 믿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다가 장성택의 미움을 받은 것 같다. 우동측의 경질에 장성택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때 김 1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꼽힌 우동측은 김정은 체제가 공식출범의 닻을 올린 4월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앞두고 치열한 권력투쟁에서 밀려나 토사구팽 당한 신세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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