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봉사원, 중국인이 “마사지 해달라”고 하자

北봉사원, 중국인이 “마사지 해달라”고 하자

입력 2012-06-26 00:00
수정 2012-06-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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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주재 英대사의 北인상기 ”中 제일 싫어해…미국에 대한 적대감 크지 않아”

“북한사람들은 중국을 제일 싫어했다. 심지어 미국보다도..”

2006년부터 2년반 가량 평양주재 영국대사로 재직했던 존 에버라드 전 대사는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아름다운 것만을..(Only Beautiful, Please)’이라는 제목의 ‘북한 체험기’ 발간을 계기로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인들의 ‘중국 혐오증’을 생생하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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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심지어 북한의 한 마사지 봉사원의 경우 “러시아 사람도 독일인도 다 마사지했었지만 중국인은 상대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인들은 냄새가 난다”고 정색하기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으로부터 체제 유지에 필요한 막대한 물적 지원을 받고 있는 북한의 이런 ‘상식밖의 정서’에 대해 에버라드 전 대사는 “중국과 북한의 경제협력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건방지다고 생각하는 등 북한의 뿌리깊은 독립의식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미 스탠퍼드대학 아태문제 연구소 한국학 부소장도 지난 2002년 10월 국무부 한국과장 시절 제임스 켈리 특사를 수행해 방북할 당시 만난 강석주 당시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지원을 애써 축소해 발언했다고 회고했다.

에버라드 전 대사는 “북한 곳곳에 ‘미 제국주의’에 대한 적대적인 선전문구들이 즐비하지만 일반인들의 미국에 대한 정서는 그렇게 적대적이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미국이 실제 북한을 공격해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북한인들은 한국을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인식하기에 한국이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지난 2001년 7월 북한에 상주대사관을 공식 개설할 때 영국 내부에서도 비용문제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 정도 등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국을 비롯해 독일이나 스웨덴 등이 평양에 두고 있는 외교공관들이 북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미국의 상주공관이 평양에 개설될 가능성에 대해 에버라드 전 대사는 “북한은 체제의 인정 등을 위해 큰 야심을 가질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소극적 태도를 감안할 때 “조만간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회있을 때마다 북한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여행한 것으로도 유명한 애버라드 전 대사는 이날 ▲북한에서의 생활 ▲북한에서의 외국인 ▲북한 정권의 속성 ▲북한에 대한 접근 등을 주제로 자신이 겪은 북한 체험기를 많은 사진자료 등을 활용해 소개했다.

60년대 한국의 농촌에서 등장하던 소달구지를 탄 모습이나 허름한 모내기 풍경 등은 여전히 북한의 상황이 열악함을 말해주지만 자전거 수리공이나 장마당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인부들의 모습에서는 북한의 변화가 시대를 거스를 수 없음을 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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