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방북 시 통역에게 편지 읽게 해…김정은은 듣기만”
북한의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씨가 4개월 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일본 납북자를 송환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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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씨는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 등을 일본에 귀국하게 해달라”는 내용으로 미리 준비한 편지를 통역에게 읽게 했으며, 김 위원장은 아무 말 없이 이를 들었다고 전했다.
요코타 메구미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11월 니가타(新潟)에서 실종된 뒤 일본 납북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후지모토씨는 “일본과 북한의 가교로서 요코타 메구미를 데리고 일본에 돌아오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과 일본의 국장급 협의에 대해 “그런 정도로는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 얘기하지 않으면 진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북 전후의 상황을 자세하게 엮은 수기를 최근 고단샤(講談社)에서 출간했으며,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추가해 북한에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재방북 추진 과정에서 마쓰바라 진(松原仁) 납치문제담당상이 북한 방문 연기를 요구,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의 친서를 북측에 전달하게 될 것으로 생각해 수락했으나 북일 회담이 재개되면서 노다 총리의 서한을 받지는 못했다는 이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마쓰바라 당시 납치문제담당상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그를 비밀리에 면담한 것은 인정했지만 재방북 연기를 요청한 사실은 없으며 그에게 공문서를 부탁할 선택지 또한 없었다고 후지모토씨의 수기 내용을 부인했다.
후지모토씨는 1982년 방북한 뒤 1989∼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다. 이후 일본 경찰과의 접촉 사실이 발각돼 북한에서 결혼한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2001년 탈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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