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히로시마급 폭발력’ 핵실험 가능성

北, ‘히로시마급 폭발력’ 핵실험 가능성

입력 2013-01-24 00:00
업데이트 2013-01-24 16:0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높은 수준 핵실험’ 언급..”여러 갱도서 동시실험” 관측도

북한 국방위원회가 24일 미국을 겨냥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을 거론해 관심을 끈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의 핵실험을 하면서 폭발력을 차례로 높였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핵실험의 폭발력을 두 차례 진행한 실험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폭발력은 1킬로톤(㏏)이었고 2009년 2차 핵실험은 2∼6킬로톤가량으로 추정됐다. 킬로톤은 TNT 폭약 1천t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정부 및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은 폭발력을 높이거나 핵탄두를 소형ㆍ경량화하기 위한 실험, 2개의 수평갱도 속에 여러 개 파놓은 갱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터트리는 방식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높은 수준의 핵실험이 폭발력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번에는 10킬로톤 이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과거 2차례 핵실험으로 데이터를 축적했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기술 수준을 높였다”면서 “이 과정에서 핵 폭발력도 향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호주정부 산하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로드 리온 선임분석관과 해일리 체너 분석관은 작년 8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단행하면 폭발력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에 육박하는 수준인 15킬로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폭탄보다 훨씬 파괴력이 큰 수소폭탄(핵융합) 실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소식통은 “(수소폭탄 실험을 하려면) 핵분열 에너지를 짧은 시간에 핵융합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필요한다”면서 “북한이 그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평가하기 어렵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탄두의 중량과 크기를 줄이는 핵무기 소형화 실험을 언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핵탄두 소형화를 달성하려면 핵물질(플루토늄 혹은 우라늄)의 양이 적더라도 폭발력이 커야 하기 때문이다.

소형화를 위해서는 고성능 고폭장약 사용과 탄두내 반사체의 무게와 두께 최적화, 중성자 발생 장치 및 기폭장치의 정밀화 기술 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스커드-B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탄두 중량은 1천㎏이고 지름 90㎝ 이내로 만들어야 한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나라를 보면 미국 110㎏, 러시아 255㎏, 영국 350㎏, 중국 600㎏, 인도 500㎏ 등이다. 미국은 소형핵탄두를 장착한 크루즈미사일을 개발했고 인도를 제외한 나른 나라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소형핵탄두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 이상의 고폭실험과 2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 폭발력 뿐아니라 핵탄두의 소형ㆍ경량화 수준을 높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여러 갱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핵실험을 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천200m)에 핵실험을 위해 굴착한 수평갱도는 속으로 파 들어가면서 여러 개의 추가 갱도를 만들 수 있어 한 번에 여러 기의 기폭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북핵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보면 소형화를 빨리 끝낸 나라는 인도와 파키스탄인데 파키스탄의 경우 8차례 핵실험을 이틀에 걸쳐 실시해 소형화를 완성했다”면서 “이번에는 여러 곳에서 동시에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밖에 과거 플루토늄(Pu)으로 핵실험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플루토늄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추출하는 데 비해 고농축우라늄은 자연상태의 천연우라늄에 포함된 핵분열 물질인 U-235의 조성비를 90% 이상 높여 획득한다.

고농축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원자로가 필요 없고 농축시설의 은폐가 쉬운 장점이 있다.

한 소식통은 “현재 플루토늄 확보에 필요한 5㎿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없어 이번에는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