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도 7080가수 공연 인기…김정은의 ‘추억정치’

북한서도 7080가수 공연 인기…김정은의 ‘추억정치’

입력 2015-03-24 16:13
수정 2015-03-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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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광’ 김정은 지시로 백발 가수들 한 무대에

북한에서도 7080가수들의 공연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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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인민극장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공연 ’추억의 노래’가 진행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평양 인민극장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공연 ’추억의 노래’가 진행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7080세대는 만수대예술단과 보천보전자악단, 그리고 주창혁, 최삼숙, 리승연, 오정윤, 전혜영 등 인기 가수들과 한 시대의 희로애락을 공유했다.

평양 인민극장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 ‘추억의 노래’가 진행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4일 전했다.

신문은 이번 공연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직접 지시로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비롯해 평양시민들의 절찬 속에 진행됐다며 공연 장면을 크게 소개했다.

공연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후 처음으로 직접 만들어 관장했던 만수대예술단의 남성4중창단 리더 주창혁, 여성기악중주, 여성중창단 등 초대멤버들이 백발을 날리며 화려했던 과거의 공연 무대를 다시 선보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해 900여 차례의 국내외 공연을 펼친 왕재산예술단 출신의 오정윤과 황숙경, 남쪽에도 익히 알려진 ‘휘파람’을 부른 보천보전자악단의 가수 전혜영, 김광숙 등 초대 멤버가 모두 무대에 올랐다.

이들 예술단은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씨와 인연이 깊다.

고씨는 만수대예술단의 무용수로 활동하다가 김정일 위원장의 눈에 들었고, 왕재산과 보천보악단은 모두 고씨가 직접 조직하고 구성원과 공연 전반을 사실상 이끌었던 예술단이다.

김 제1위원장에게 이번 공연은 부친 김정일과 생모 고영희에 대한 그리움의 무대를 재현시킨 셈이다.

신문은 “이제는 머리에 흰서리가 내렸어도 가장 행복하고 보람찼던 그 시절의 젊음과 열정을 안고” 나온 출연자들이 “김정일 장군님의 정력적인 영도 밑에 20세기 문예부흥으로 끓어번졌던 영광의 시대를 되새겨 보게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원로 연예인들이 총출동한 이번 공연은 북한의 중장년과 노년층에게는 문화생활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행사였을 것으로 보인다.

음악과 예술을 사랑해 직접 영화제작에 참여하고 유명 예술단들을 대거 조직해 예술붐을 일으켰던 김정일 시대가 가고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시대에 오면서 독점적이던 ‘예술의 시대’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음악정치’를 ‘체육정치’로 대신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번 공연으로 아버지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중장년층의 충성심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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