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지방은행’ 속속 등장…中 개혁개방 초기와 유사

北서 ‘지방은행’ 속속 등장…中 개혁개방 초기와 유사

입력 2016-02-09 10:15
수정 2016-02-0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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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북도은행·자강도은행…‘외환거래 가능’ 지방은행도전문가 “北 경제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 불고 있는 것”

최근 북한에서 지방을 영업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14일, 전날 열린 제3차 전국재정은행 일꾼대회 소식을 다루면서 “함경북도은행 총재 리광호가 토론자로 나섰다”고 밝혔다.

국영인 조선중앙은행 지방 지점들은 보통 ‘중앙은행 ○○지점’ 등으로 불리는 점으로 미뤄볼 때 ‘함경북도은행’은 중앙은행의 지점이 아니라 새로운 지방은행 조직으로 추정된다.

또 일꾼대회 토론자로 소개된 ‘중앙은행 함경남도 정평지점 과장’ 등 중앙은행 지점 간부들과 달리 함경북도은행의 리광호라는 인물은 ‘총재’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독립성을 인정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부터 약 두 달 뒤인 지난 4일 북한 평양방송에는 ‘자강도은행’이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방송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시찰) 10돌 기념보고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행사가 열린 장소로 자강도은행 등을 거론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10년 전 시찰 당시 자강도은행의 이름은 조선중앙은행 자강도지점이었다.

바뀐 명칭으로 미뤄볼 때 자강도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독립했거나 독립하지 않았더라도 업무의 상당 부분을 중앙으로부터 넘겨받아 지방은행의 구색을 갖췄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외환거래가 불가능한 이들 은행과 달리 외환거래를 할 수 있는 지방은행도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의 소식통은 지난달 31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청진국제호텔에 중국 등 외국과의 금융거래가 가능한, 합영은행을 모체로 하는 지방은행이 세워졌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도 RFA에 “지방에 외환거래가 가능한 은행창구를 개설해 외화벌이기관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모두 지방은행이라면 개혁개방 초기 중국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은다.

중국에서는 지난 1988년 베이징(北京)을 시작으로 지방은행이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 100개가 넘는 지방은행이 성업중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9일 “북한이 각 지방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하고 경제운용권을 분권화하면서 지방은행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방은행이 확산되는 게 맞다면 북한경제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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