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의원단 ‘下放’…‘2012년 반면교사’ 당 중심선거 총동원령

민주 의원단 ‘下放’…‘2012년 반면교사’ 당 중심선거 총동원령

입력 2017-04-16 10:26
업데이트 2017-04-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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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지역부터 다져라”…현직 3명뿐인 호남엔 호남출신 투입

수도권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최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5년 전 대선을 치를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느꼈던 서운한 점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문 후보가 유세를 하러 왔는데 지역구 의원들은 유세차에 함께 오르지도 못했다”며 “지역구 의원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당원들도 문 후보를 찍지 않겠다고 해서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작은 부분이긴 하지만 그만큼 2012년 대선 때는 문 후보 캠프와 당이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당 바깥에 있던 사람들로 구성된 시민캠프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선거를 치른 탓에 당과 분리돼 선거운동을 치렀다”고 아쉬워했다.

문 후보가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기고 나서 ‘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한 데는 이러한 5년 전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에 공식 선거운동을 목전에 두고 당 소속 현역의원들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이 끝나고 5명∼10명 단위로 의원들을 만나 전폭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일주일은 전부 자기 지역구로 가서 그곳의 표심부터 다져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특히 ‘야권의 심장’임에도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에 참패해 현역 의원이 달랑 3명 뿐인 광주·전남·전북에는 송영길·김현미·김태년 의원 등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을 대거 내려보내기로 했다.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15일 브리핑에서 “문 후보와 선대위가 호남 지역을 향한 진심을 가지고 호남에서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하기로 했다”며 “호남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귀향선거 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일주일간 의원들이 지역을 다지고 나면 별도의 유세단을 꾸려서 문 후보가 직접 다니지 못하는 곳들을 찾아가서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우 원내대표는 봄에 치러지는 대선에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는 뜻을 담아서 유세단 이름을 ‘봄봄 유세단’으로 지었다.

우 원내대표는 “5년 전과 비교하면 경선 후유증도 빨리 수습된 데다 이번에 정권교체를 못하면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는 위기의식이 의원들을 스스로 움직이게 했다”며 “당과 후보가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년 전 현역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상황도 이번에는 최대한 없도록 한다는 게 문 후보 측의 계획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가 가면 지역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당·선대위 인사들을 챙기고 하다못해 유세차에 올라와서 인사라도 같이 하지 않겠는가”라며 동일한 실수가 일어나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선 과정에서 마음이 상한 ‘비문(비문재인)’계 일부 의원들도 자발적 참여를 고민할지언정 후보 측이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 것 자체는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현역 의원들도 야당보다는 여당 소속일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당선된 뒤에야 어쩔지 몰라도 일단은 선거는 이기고 보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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