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블로그] ‘유명인 닮은꼴 찾기’ 몰두하는 안철수

[여의도 블로그] ‘유명인 닮은꼴 찾기’ 몰두하는 안철수

장진복 기자
장진복 기자
입력 2016-02-12 22:44
수정 2016-02-1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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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클린턴 유사점 부각, 트위터에 링크까지 걸어…“자기 콘텐츠 없다” 비판론

최근 야권에서는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를 활용한 ‘정치 마케팅’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샌더스의 불평등 해소 정책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경제민주화’를 연관 지었다. 양당 구도 타파를 외치는 국민의당은 샌더스가 ‘제3세력’ 출신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대표가 ‘샌더스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공정성장론 토론회에서 샌더스의 ‘분노의 주먹’ 사진을 언급하며 “참 우연이다 싶었다. 저도 대표 수락연설 때 주먹을 쥐고 싸우겠다고 여러 번 외쳤다”고 했다. 이날 안 대표는 트위터에 “샌더스의 ‘분노의 주먹’ vs 안철수의 ‘싸움의 주먹’”이란 글을 올리며 관련 사진을 함께 볼 있도록 직접 링크까지 걸었다. 이후 안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릴 때마다 주먹 모양의 이모티콘을 붙이고 있다.

안 대표의 ‘닮은꼴 찾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날 공정경제태스크포스(TF) 발족 기자회견에서는 샌더스의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과의 공통점을 소개했다. 그는 “(국민의당의 경제 정책인) 공정성장은 영어로 페어 그로스(Fair Growth)인데, 클린턴이 저희가 발표한 이후에 참 신기하게도 같은 용어를 썼다”고 말했다.

앞서 안 대표는 공동 창업주였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스티브 잡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자신의 탈당을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실적 부진으로 존 스컬리 대표에게 해고된 것에 빗대 “쫓겨났다”고 표현한 것이다.

새정치연합에서 쫓겨났든, 제 발로 나왔든 안 대표는 이제 국민의당의 새로운 창업주이자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본인의 콘텐츠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서 유명 인사와의 유사점 찾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샌더스나 클린턴의 정치적 이력 또는 이념이 아닌 단지 주먹을 쥔 모습, 정책의 타이틀에서만 유사점을 찾는다는 비판이다.

야권 인사들의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안 대표를 겨냥해 “버니 샌더스라고 했다가 스티브 잡스라고 했다가 사람이 정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도 “공부 안 하고 성적 좋기를 바라는 학생 같다”고 꼬집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6-02-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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