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간인 사찰 압수수색 ‘속 빈 강정’

檢 민간인 사찰 압수수색 ‘속 빈 강정’

입력 2010-11-18 00:00
수정 2010-11-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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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아닌 임의 제출받은 컴퓨터·USB서 결정적 증거 나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총리실에서 압수 해 온 컴퓨터가 아닌 임의제출로 받은 컴퓨터와 USB에서 사찰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의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속 빈 강정’이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총리실 압수수색 때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힐 수 있는 증거물인 이인규(구속 수감) 전 지원관의 내·외부망 컴퓨터를 확보조차 하지 않은 점도 ‘부실 압수수색’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서울신문 11월17일 자 7면>

검찰은 지난 7월 9일 총리실 압수수색과 그 이후 이뤄진 임의제출로 내·외부망 컴퓨터 17대와 다수의 USB를 확보했다. 이 중 총리실이 압수한 내·외부망 컴퓨터와 USB 3개에서는 민간인 불법 사찰이나 ‘윗선’ 개입의 정황을 입증할 자료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디가우저’(하드디스크 영구 파괴 장비)와 이레이저 프로그램으로 하드디스크가 파괴되거나 파일이 삭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임의제출로 받은 내·외부망 컴퓨터와 USB에서 관련 증거들을 확보했다. 임의제출로 받은 점검1팀 김기현씨의 내·외부망 컴퓨터와 USB에서 김종익 전 NS한마음 대표와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사찰이 ‘BH(Blue House, 청와대 의미) 하명’으로 이뤄졌다는 문건을 확보했다. 또 임의제출로 받은 정영운씨의 내부망 컴퓨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한 사찰 결과를 총리와 청와대 민정수석에게도 보고했다는 파일을 확인했다.

임의제출로 받은 이기영씨 외부망 컴퓨터에서는 더욱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 ‘이기영 외부망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이기영 외부망 하드디스크 복구 결과 다음 블로그 gold&wise 게시글 보고 문건이 2008년 7월 24일 이미 생성. 김종익 내사가 2008년 7월경 시작됐다는 것을 입증함. 김충곤은 김종익 사건에 대한 단서가 2008년 9월 10일 익명의 제보전화로 시작됐다고 진술했지만 이기영 외부망 하드디스크 복구 결과 이와 다름.’이라고 명기돼 있다.

한편 이 전 지원관의 내·외부망 컴퓨터 자체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지 않은 것과 관련한 검찰의 해명이 의문을 더욱 키우고 있다. 중앙지검 신경식 1차장검사는 “이 전 지원관의 컴퓨터를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공식문건이나 내용물도 없고 사용한 흔적도 없었다. 이레이징 흔적도 없었고, 이 전 지원관이 원래 컴퓨터를 거의 안 썼다는 진술도 있었다. 그래서 압수하지 않았고, 임의제출도 안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지원관이 내부망 컴퓨터를 사용해 문서 결재를 한 부분은) 전문가들이 판단할 문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항상 있었던 조직도 아니고 새로 만들어진 조직이니까….”라고 덧붙였다. 신 차장검사는 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방법상의 문제”라며 “지금은 컴퓨터 본체를 들고 오지 않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을 다운받아 온다. 이인규 전 지원관 컴퓨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승훈·강병철기자

hunnam@seoul.co.kr
2010-11-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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