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도 모르고…” 경찰, 우암산 불탄 시신 수사 ‘골치’

“신원도 모르고…” 경찰, 우암산 불탄 시신 수사 ‘골치’

입력 2010-11-18 00:00
수정 2010-11-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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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시 우암산에서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된 지 이틀째인 18일 경찰은 시신 훼손이 너무 심한 탓에 신원 확인에 애를 먹고 있다.

 불에 탄 시신이 있다는 등산객의 신고를 받은 직후 경찰들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두개골과 갈비뼈,정강이뼈 등 유골 일부만 남았을 정도로 심하게 타 지문 채취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DNA 확보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허영심을 품고 저 멀리 떠났다.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쌓여 있는 빚이다.살고 싶어도 날로 늘어가는 빚밖에 없어서 죽는다”고 자살 이유가 설명돼 있다.

 더욱이 자신의 신원을 유서에까지 드러내지 않은 데 대해 “이 방법(분신)을 택한 것은 내가 누군지 밝혀지면 장례를 치러야 하고 그러면 아들에게 또 빚이 되는 게 아니냐”는 안타까운 사정도 적어놨다.

 “좋은 직장을 구해야 하는데 시간제 일을 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며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아들에 대한 심경도 담겨 있다.

 애절한 사연을 접한 경찰은 유족에게 사망사실을 전하기 위해 가출인신고 등을 중심으로 탐문조사를 진행하며 신원 파악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도 염두에서 두고 시신을 검안했으나 유골도 상당 부분 불에 탄 상황이어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나 골절 여부 등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 유서에는 “불날 것에 대비해 주위에 있는 낙엽을 끌어모았고 내가 필요한 조치를 했다.죄송하다”는 말까지 적혀 있다.

 한 경찰관은 “DNA가 채취된다고 해도 이것을 가지고는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일체 불상의 변사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앞서 경찰은 16일 오후 5시께 우암산에서 불에 탄 시신이 있다는 등산객 한모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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