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경기한 남북 양궁선수들 평온

함께 경기한 남북 양궁선수들 평온

입력 2010-11-24 00:00
수정 2010-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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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연평도로 해안포 사격을 가했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함께 경기하던 남북한 양궁 선수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평안하게 경기를 마쳤다.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아오티 아처리 레인지에서 열린 대회 여자 양궁 본선에는 한국의 윤옥희와 기보배,북한의 권은실과 최성휘가 출전했다.

 본선 경기장과 연습장 뒤로는 잔디밭 있어 남북한 선수나 코치들은 경기를 준비하면서 자주 마주쳤지만 특별히 오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현장사진] “온동네가 불바다” 연평도에 北 포탄

 2003년부터 국제대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권은실은 한국 코치진과 얼굴이 익기 때문에 다른 대회에서처럼 마주칠 때마다 눈인사하거나 ‘잘하라’고 격려했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경기에 출전한 윤옥희와 기보배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해 북한의 해안포 사격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윤옥희는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전에 들어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보통 우리는 대회에서 경기에만 집중할 뿐이고 다른 데 신경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권은실은 연평도 해안포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매우 어색한 표정으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윤옥희가 결승에서 청밍(중국)을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권은실은 3,4위전에서 디피카 쿠마리(인도)를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했다.남북한 선수가 함께 시상대에 섰다.

 조은신 한국 감독과 윤옥희는 경기가 끝난 직후에 기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북한의 장순영 감독은 이를 보다가 “왜 우네? 졌네? 이겼으면서 왜 우네?”라며 축하 인사를 윤옥희와 조 감독에게 전했다.

 조 감독은 “결승전에서 만나 대결했으면 좋았을 텐데 결승에 진출 못하게 돼 아쉽다”며 “동메달을 딴 것을 축하한다”고 답했다.

 한국 남자 선수들과 북한 선수들은 이날 경기가 끝나자 같은 버스를 타고 선수촌으로 돌아갔으나 버스안에서도 경직된 분위기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훈 남자양궁 감독은 전화 통화에서 ‘평소와 다른 얘기를 나눈 게 있었느냐’는 “지금도 옆에 있는데 특별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은실이가 메달을 땄다고 자기네들끼리 버스 안에서 장난치면서 난리가 났다”며 “축하한다며 돌아가서 잔치라도 하라고 했는데,솔직히 경기를 집중해서 끝낸 선수들이 결과 얘기 외에 무슨 다른 할 말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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