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히는 소리가 꼭 포탄인것 같아…”

“문 닫히는 소리가 꼭 포탄인것 같아…”

입력 2010-11-27 00:00
수정 2010-11-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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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포격 도발 나흘째인 27일 인천 길병원 병실에서 만난 연평도 주민들은 포탄이 비오듯 떨어지던 순간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부상자들은 ”병실문 닫히는 소리만 들어도 포 소리인 줄 알고 가슴이 철렁하다“고 말해 그날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게 했다.

 오른쪽 고막이 손상된 박명훈(42)씨는 ”오른쪽 귀가 ‘웅웅’ 울려서 마치 동굴 속에서 대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故) 배복철씨 등 민간인 사망자와 함께 해병대 관사 신축공사 작업을 하던 박씨는 포격을 피해 달아나다 5~10m 옆 컨테이너에 떨어진 포탄의 충격에 몸이 솟구쳤다가 2~3m가량 내동댕이쳐졌다.

 천만 다행히도 파편은 피해갔지만 폭발 소음에 오른쪽 고막이 심하게 손상됐다.박씨는 왼쪽 귀로만 겨우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변진식(66)씨는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해 야산에서 묘목을 옮기다가 50m 떨어진 휴대전화 기지국에 포탄이 떨어지는 순간을 목격했다.

 놀란 나머지 파편이 이마를 스친 줄도 몰랐던 변씨는 장갑을 흥건히 적신 피를 보고서야 비로소 다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변씨는 보건소에서 응급치료를 받던 중 또다시 들려오는 포성에 피도 닦지 못하고 의료진과 함께 대피소로 피했다.

 수협 직원 염인섭(27)씨는 폭발 충격으로 떨어져 나온 사무실 창틀에 허리와 어깨를 맞고 그 자리에서 실신했다.포탄은 건물 바로 뒤편에 떨어졌다.

 염씨는 포성이 그치고서 지나가던 할머니가 흔들어 깨울 때까지 사무실 바닥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규남(54.여)씨는 포탄이 떨어진 건물에서 10여m 떨어져 있다가 날아온 나무조각에 왼쪽 손목과 가슴,머리 등을 맞았다.아픈 줄도 모르고 대피소로 피했다가 저녁이 되자 다친 자리가 시퍼렇게 멍들고 부어올랐다.

 최병수(35)씨는 3주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집을 정리하러 연평도를 찾았다가 바로 뒷집에 떨어진 포탄의 폭음에 귀에 충격을 받았다.

 연평도 포격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입원한 환자는 모두 8명으로,7명은 인천 길병원에,나머지 1명은 인하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다치거나 건강이 악화한 연평도 주민에게 의료비를 전액 지원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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