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의혹’폭로 SLS그룹 이국철 회장은 누구?

‘신재민 의혹’폭로 SLS그룹 이국철 회장은 누구?

입력 2011-09-23 00:00
업데이트 2011-09-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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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신화’ 주인공 주목받다가 검찰수사 이후 좌초총 매출 1조원대로 성장..주력 계열사들 간판 바꾸거나 조업중단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10년간 십수억원을 줬다고 폭로한 이국철(50) SLS그룹 회장은 한때 총 매출 1조원 규모의 중소기업들을 거느린 ‘고졸(高卒) 신화’의 주인공으로 주목받았다.

대구 출신인 이국철 회장은 학창시절 부모의 사업 실패 등으로 집안 사정이 어려워 일반 고교가 아닌 국립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국립 철도고는 학비 전액을 국비로 지원해 집안형편이 어려운 수재들이 많이 진학했다.

그는 졸업 후 서울지방철도청 기능직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고, 20대 초반에는 최연소 새마을호 기술직 승무원이 되기도 했다.

1992년 철도청을 퇴직하고 사업가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간판 관련 사업을 하다 이듬해에 철도부품 업체인 ‘디자인리미트’를 설립해 성공을 거뒀다.

그는 1998년 경남 창원시에 있는 옛 해태중공업을 인수해 철도차량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기업인으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국내 처음으로 신형 무궁화호 객차를 개발해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거침없이 승승장구했다.

2005년에는 통영에 있는 신아조선을 인수하는 등 조선업계에도 뛰어들었다.

제법 구색이 갖춰지자 이 회장은 주력인 두 회사를 주축으로 계열사 10개로 이뤄진 SLS그룹을 만들었다.

그룹은 2009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같은 해 9~10월 분식회계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져 국세청 조사를 받은데 이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좌초하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허위로 공시하고 조선소 확장 및 기업신용등급을 높이고자 진의장 전 통영시장 등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창원지법으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진의장 전 시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3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이 ‘객관적 물증 없이 금품 제공자의 진술 만을 근거로 판단했다’며 파기환송했다.

진 전 시장은 23일 창원지법 형사항소3부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1여년에 걸친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SLS그룹 계열사들은 쇠퇴와 해체의 길을 걸었다.

SLS이란 이름은 이 회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SLS는 바다(Sea)와 땅(Land), 하늘(Sky)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바다, 땅, 하늘에서 큰 족적으로 남기자는 이 회장의 포부가 담겼다고 한다.

SLS조선(옛 신아조선)은 길이 100m가 넘는 4만~6만t급 선박을 건조하는 등 중견 조선소로 경쟁력을 갖추는 등 제법 잘 나갔다고 조선업계는 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검찰 수사 여파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던 SLS조선은 2010년 4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회사 명칭도 지난 6월 옛 신아의 이름을 딴 신아SB로 바뀌었다.

신아SB의 한 관계자는 “수출보험공사가 대주주로 있으며, 공사 측에서 파견한 관리단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표 이사도 교체돼 이제는 SLS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과거의 악연을 애써 외면하려 했다.

이 회장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금 회사 경영과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 여기에 올 이유가 없다”며 “회장이 발길을 끊은 지 오래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력기업인 SLS중공업은 이미 1년 전에 조업을 중단했다.

SLS중공업은 지금 자산관리공사에 의해 공매 절차를 밝고 있다고 회사 직원은 전했다.

그 직원은 “현재 직원 3~4명이 회사에 나와 경비를 서면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을뿐이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중소 계열사도 그룹이 해체되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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