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내린’ 검찰, 청목회 사건 항소 포기

‘꼬리 내린’ 검찰, 청목회 사건 항소 포기

입력 2011-10-13 00:00
수정 2011-10-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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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의원들 중 일부에 대해 항소를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법원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일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조진형·유정현·권경석(이상 한나라당)·이명수(자유선진당) 의원, 벌금 90만원이 선고된 강기정(민주당) 등 의원 5명에 대해 항소를 하지 않아 이들의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벌금 500만원의 의원직 상실형에 불복한 민주당 최규식 의원에 대해서만 항소장을 제출했다.

판결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선고 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는 선고유예 형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법조계 안팎의 시각이다.

형과 선고 형량에 큰 차이가 날 경우 검찰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들 의원들에 대해 징역 8월∼1년을 구형했다.

특히 수사 당시 검찰이 국회의원 11명의 지역 사무실에 대해 사상 초유의 대규모 압수수색을 실시했을 정도로 강력한 처벌의지를 드러냈던 사실에 비춰보면 검찰의 항소 포기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죄 판결에 정치권이 강력히 반발하자 검찰이 ‘눈치 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심 판결이 있던 지난 5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검찰권을 남용해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이용희 자유선진당 의원도 “누가 봐도 검찰이 기소를 잘못한 것이다. 법원이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결정과 관련, 검찰 측은 “최규식 의원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의 경우 판결 취지를 여러가지로 분석해 본 결과 이런 내용이면 항소하더라도 인용 가능성이 낮겠다고 판단했고 대검과도 협의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담당 검사가 이런 (항소 포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휘부의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내막이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의구심을 나타냈다.

돈을 건넨 청목회 간부들은 2심에서까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돈을 받은 의원들에 대해서는 관대한 처벌을 한다면 법 집행 과정에서의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된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의원들에 대한) 판결 자체도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검찰이 항소를 안한 것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다. 나름의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던 의원들이 검찰과 함께 항소를 안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시민감시팀장은 “법원과 검찰의 정치적인 고려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사법기관이 재판과 수사에 있어서 정치권의 눈치를 봐서는 안될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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