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억울한 옥살이’ 한국인 선장 보석

필리핀서 ‘억울한 옥살이’ 한국인 선장 보석

입력 2011-11-16 00:00
업데이트 2011-11-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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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출신으로 필리핀의 한 교도소에서 2년째 ‘억울한 옥살이’를 한 선장 출신 김규열(50)씨가 현지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석방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여수 출신 민주당 주승용 의원과 필리핀 남부 한인회에 따르면 김 선장이 지난 15일 재판에서 보석허가를 받았다.

필리핀 마닐라 지방법원 31호 재판부는 15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각) 공판에서 김씨의 혐의와 관련 증거가 부족하다며 40만 페소(한화 1천38만 원)의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석방을 허가했다.

현지 교민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김 선장은 보석금이 마련되는 대로 교도소에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경찰은 김 선장을 체포하면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한 마약 구입 의사 표시를 현행범 체포 이유로 제시했지만, 법원은 증거품인 휴대전화가 존재하지 않는 점, 김 선장에 대한 체포가 불법적으로 이뤄진 점 등을 들어 보석을 허가했다.

특히 김 선장을 검거한 경찰관은 체포 당시 머물던 ‘파사이’ 지역이 아닌 거리상으로 상당히 먼 ‘퀘존’ 지역 마약반 소속이었다는 점이 밝혀져 불법체포가 인정됐다.

필리핀은 지역 경찰이 다른 지역에서 범인을 검거하고자 할 때는 현지 경찰과 공조해야 하는데, 타 지역 경찰관이 김 선장을 체포한 것은 그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또 현지 경찰이 마약사범으로 체포했다면 김 선장을 상대로 모발 반응 검사나 소변검사를 해야 하지만 체포 직후 단 한 번도 검사를 하지 않아 혐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장은 지난 2009년 12월 17일 필리핀 마닐라시 한 백화점 식당 앞에서 필리핀 경찰 6명으로부터 마약사범으로 몰려 체포된 뒤 옥살이를 했다.

김씨의 억울한 옥살이 소식은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옥중 편지’가 공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여수에서 태어나 여수지역 초·중·고·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국내에서 선장으로 일하다가 수년 전 필리핀 현지의 선사에 취업해 근무 중이었다.

주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교민들이 보석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만큼 곧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외교 당국도 김 선장에 대한 재판 결과와 석방 여부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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