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공사로 장뇌삼 농사 피해 5억 배상”

“신도시 공사로 장뇌삼 농사 피해 5억 배상”

입력 2012-03-02 00:00
수정 2012-03-0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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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영통구 신도시 택지 공사로 말라 죽은 장뇌삼과 관련해 5억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유남근)는 장뇌삼 농사를 짓는 조모씨가 경기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5억 3400만원을 배상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조씨는 2003년부터 영통구 산지 1만 2000㎡에 장뇌삼을 재배했다. 그러나 농장이 2년 뒤 광교택지개발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자 일부 손실보상액을 받고 지난해까지 농사를 짓는 조건으로 합의를 봤다. 그러나 경기도시공사가 2008년 근처에서 산을 깎는 공사에 들어가면서 농장의 장뇌삼이 말라 죽었다.

조씨는 “입목 벌채, 산지 절개, 토사방출 공사로 일조과다, 수분부족, 매연, 소음 등이 발생해 장뇌삼 생육환경에 중대한 문제를 일으켰다.”면서 “1만 5000주에 대해 총 48억원을 배상하라.”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사와 장뇌삼 피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뇌삼은 직사광선을 너무 오래 받으면 잎이 마르는 엽소병이 생기는 등 생육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데, 공사로 재배지 주변 토지를 절개함으로써 직사광선을 막고 있던 수목이 소실돼 일조량이 변화했다.”면서 “당초 재배지에는 일정한 밀도로 장뇌삼이 심어져 있었는데 현재는 부분마다 장뇌삼의 비율이 다르고 생육불량률도 다른 점 등을 미뤄 보면 공사 외에는 별다른 환경변화 요인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공사 진행 사실을 알면서 장뇌삼을 수거하지 않았고, 빛을 차단하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피고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지하에 수맥이 흐르는 등 공사 이외의 피해 사유도 일부 있는 것으로 인정, 총 6000여주에 대해 장뇌삼 9년근 가격인 9만원을 적용해 피해액을 산정했다. 조씨의 소송을 맡은 최규호 변호사는 “환경 파괴로 인한 재산상 손해를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2-03-0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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