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손해 참지못하는 사회병폐…신뢰·권위회복 중요”

“작은손해 참지못하는 사회병폐…신뢰·권위회복 중요”

입력 2012-03-18 00:00
업데이트 2012-03-1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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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녀-진상남 이제그만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XX막말녀, XX진상남 등 제목을 붙은 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동영상속의 모습들을 볼때면 우리사회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이 분명하다. 전통적으로 경로효친과 예의범절을 중요시하게 여겼던 대한민국의 정서때문일까. 동영상을 지켜보는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씁쓸해하기도 한다.

이처럼 막말녀, 진상남 등이 우리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사회 권위의 붕괴를 꼽았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떼를 쓰고 주장하면 통한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지도층들이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고 밀어붙여 과실을 얻는 과정이 대중들에게 노출되면서 사회적 권위가 무너졌다. 대중들은 이를 따라 아주 작은 손해도 참지 않으려하고 자기의 이익을 먼저 세우게 된다는 것이다.

류석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이 자기 주장만 외치다 보니 권위를 가진 집단이 사라져 버렸다”며 “과거에는 정부의 말이라면 믿었는데 지금은 믿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가 사지도 않은 물건값을 환불해 달라고 했던 ‘백화점 진상녀’ 같은 경우도 ‘떼쓰고 주장하면 통한다’라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억지 부리면 먹힌다는 인식은 정치인들이 만들었다”며 “정치인들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이나 억지를 써서 성공하는 모습이 사회 전체로 파급돼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곽 교수는 “진보, 보수, 재벌할 것 없이 자신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억울해하고 분노에 차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며 “피해 받고 있다는 생각, 악착같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바쁜 것이 요즘 사회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회적 권위가 붕괴된 상태에서 인터넷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도 무개념(?) 시민들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인터넷은 막대한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거름망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류 교수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과거보다 다양하게 자기 주장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어떤 것은 맞고 어떤 것은 틀린지 거를 수 있는 거름망도 함께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의 규범이 사라지고 무엇이 맞고 틀린지 정화하는 권위를 가진 집단도 사라지면서 막말녀 등이 증가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김영수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글자수가 제한된 인터넷 리플과 트위터에 자기 표현을 하려면 직설적이고 공격적 일 수밖에 없다”며 “이게 일상으로 이어져 직설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확인되지 않은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제멋대로 펼칠 수 있는 인터넷 문화도 한 몫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 인식과 문화가 변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전통문화는 조용하고 참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주장한다”며 “그러다보니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기준아래 자신의 생각과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세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나이’라는 주는 사회적 권위가 컸지만 이것이 무너지면서 막말녀들이 나올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막말녀, 진상남 등의 등장을 사회 병리현상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이들은 우리사회내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막말녀와 진상남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막말녀 같은 사회 병리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권위와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며 “사회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하고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억지를 쓰고 떼를 써서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을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사회와 인터넷에 잘못된 말과 주장이 떠돌아 다니는 것을 해소하는 것도 신뢰와 권위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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