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오늘은 한국서 117년 산 우리 가족에게 가장 기쁜 날”

입력 2012-03-22 00:00
수정 2012-03-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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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적 취득 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한국에서 117년을 산 우리 가족에게 오늘이 가장 기쁜 날입니다.” 4대에 걸쳐 우리나라에서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벽안의 의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인요한(53) 소장이 마침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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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인요한(오른쪽·53)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권재진 장관과 함께 국적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인 소장은 4대에 걸쳐 우리나라의 사회 발전에 헌신한 미국 선교사의 후손으로 본인 공로로 국적을 취득한 최초의 특별 귀화자가 됐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인요한(오른쪽·53)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 21일 오후 과천 법무부청사에서 권재진 장관과 함께 국적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인 소장은 4대에 걸쳐 우리나라의 사회 발전에 헌신한 미국 선교사의 후손으로 본인 공로로 국적을 취득한 최초의 특별 귀화자가 됐다.
연합뉴스


●4대에 걸쳐 봉사… 본인 공로로 특별귀화 허가

인 소장은 2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권재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우리나라의 교육과 의료 사업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특별 귀화자 자격으로 국적증서를 전달받았다. 비로소 ‘한국인’이 된 것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처럼 선대가 기여한 공로로 후손이 국적을 얻은 경우는 있었지만 본인이 대한민국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 귀화 허가를 받은 경우는 인 소장이 처음이다.

1895년 전라도 지역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한 유진 벨 선교사의 외증손인 인 소장은 전북 전주에서 출생해 지금까지 4대에 걸쳐 선교와 교육·의료 봉사 활동을 펼쳐온 선교사 집안의 후손이다. 1987년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재직 중이다. 인 소장은 “앞으로 의료 관광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면서 “의료 ‘한류’를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자신과 같은 특별 귀화 혜택을 더 많은 외국인들이 받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구급차 개발… 北 결핵퇴치 사업 앞장

인 소장의 조부 윌리엄 린튼(한국명 인돈)은 유진 벨 선교사의 사위로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 참배 거부 등 항일 운동을 했으며 대전 한남대학교를 설립하는 등의 공로로 201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부친인 휴 린튼(한국명 인휴)도 6·25전쟁에 참여한 뒤 전남 순천에서 결핵 퇴치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가족의 영향으로 인 소장 역시 1993년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해 보급했으며 26차례나 북한을 찾아 결핵약과 의료장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북한 결핵 퇴치 사업에 앞장서 오고 있다.

●문무대 자진입소…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 때는 외신 기자와 시민군 사이에 있었던 유일한 기자회견에서 직접 통역을 맡아 당시의 광주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외국인 신분으로는 최초로 대학생 병영훈련 기관인 문무대에 자진 입소하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그는 음식도 돼지고기 수육 등 한식을 즐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2012-03-2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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