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검사, 여기자 성추행 파문

현직 부장검사, 여기자 성추행 파문

입력 2012-03-30 00:00
수정 2012-03-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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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검 최재호 검사 회식자리서 신체접촉등 추태…檢 “광주고검 발령·감찰조사”

최재호(48) 서울남부지검 형사 5부장검사가 출입기자단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기자 2명을 잇따라 성추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최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오후 10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술집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술에 취해 모 일간지 A기자와 또 다른 일간지 B기자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 쓰다듬고, 얼굴을 손으로 만졌다. 또 “이따 같이 나가자.”는 말도 반복했다. 회식에는 신유철 차장검사와 최 부장검사를 포함해 검사 6명과 기자 10여명이 함께했다.

최 부장검사는 1차 회식이 끝난 뒤 2차 회식장소로 가는 과정에서도 A기자에게 “○○야.”라고 반말을 하며 억지로 손을 잡았다. A기자가 뿌리치자 깍지를 껴서 손을 뺄 수 없도록 했다. 2차 호프집에서는 옆자리에 앉아 A기자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귀 가까이 얼굴을 대며 “같이 나가자.”고 했다.

또 손을 A기자의 허벅지에 올려 놓기를 거듭했다. A기자가 “지금 실수하는 거다. 내일 아침에 나에게 사과하고 싶은 거냐.”고 수차례 항의했지만 최 부장검사의 추태는 계속됐다.

B기자 역시 비슷한 추행을 당했다. A기자가 다른 자리로 옮기자 이번에는 B기자에게 접근했다.

최 부장검사는 B기자의 허벅지에 다리를 올린 뒤 B기자가 손으로 다리를 밀쳐내자 어깨에 손을 올리고 머리를 만졌다. 또 “집이 어디냐, 같이 가자. (사무실로) 차 마시러 오라.”는 말도 10차례 넘게 했다. B기자가 “이러지 말라.”며 자리를 피해 앉자 따라와 앉았다. 자신의 다리를 뻗어 발 끝으로 B기자를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 또 건배사를 하던 모 방송사 남자기자와 건배를 할 때에는 “넌 어리니까 눈 깔아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참다 못해 신 차장검사에게 정식으로 항의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신 차장검사는 회식 자리를 끝냈다. 이어 “이 자리를 만든 게 애초에 잘못인 것 같다. 이틀만 시간을 달라. 입장을 정리하겠다.”고만 답하고 자리를 떴다.

최 부장검사는 29일 오전 해당 여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술에 취해 내가 한 행동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결례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라고 사과했다. B기자는 “공식적으로 검사와 기자로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 차장검사도 사과했다.

대검찰청은 최 부장검사를 30일자로 광주고검으로 인사조치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 위해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2-03-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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