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 ‘목걸이형 명찰’호평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사는 홍모(41·여)씨는 시아버지 이모(74)씨 걱정에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이 많았다.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집을 나갈뿐더러 치매 탓에 집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해서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을 덜게 됐다. 시아버지가 집을 나가 헤매더라도 시아버지 목에 걸려 있는 ‘명찰’ 덕분에 빨리 돌아올 수 있게 돼서다.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치매노인 가출 때 신속한 귀가를 위해 만든 ‘목걸이형 명찰’이 호평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로 만든 이 명찰은 인근 동대문경찰서 등에서도 문의가 오고 따라할 정도다. 이 명찰에는 치매노인의 이름과 집 주소, 연락처, 담당 형사 휴대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명찰을 보고 누구든 연락해 빠르게 집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서대문경찰서 관내에 치매노인만 200여명이 있다. 하루 평균 많으면 3건 정도 치매노인 가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빠르면 찾는 데 1시간가량 걸리지만 3시간 이상 될 때도 허다하다. 상습적으로 집을 나가는 치매노인들도 많다. 치매노인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
아이디어를 낸 김교석 실종수사팀장은 “지난 20일부터 관내 치매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직접 명찰을 걸어 주고 있다.”면서 “가족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상습적으로 집을 나가는 바람에 일에 지장을 받던 아들 조모(40)씨는 “어머니가 집을 나갈 때마다 온 가족이 동원돼 애타게 찾곤 했었는데 이제는 한시름 놨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2012-03-3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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