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잇단 자살시도에 ‘속수무책’

인천대교, 잇단 자살시도에 ‘속수무책’

입력 2012-08-09 00:00
업데이트 2012-08-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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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대교’ 오명 뒤집어쓸까 전전긍긍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순식간에 뛰어내리는 자살 기도자들을 사전에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어서 교량관리를 책임진 쪽은 난감해하고 있다. 자칫 ‘자살 대교’란 오명을 뒤집어쓰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9일 오전 3시30분께 인천대교 주탑 도로.

이곳에서 A(34)씨가 승용차를 세우고 자취를 감췄다.

그 순간 인천대교 상황실은 A씨가 차량을 정차하는 것을 폐쇄회로(CCTV)TV로 발견했다. 그리고 곧바로 순찰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하지만, A씨를 찾진 못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A씨가 친구와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대교가 2009년 개통한 이후 자살 기도 사례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이에 앞선 지난 7월 12일.

이날도 B(54)씨가 인천대교 주탑에서 차량을 정차시키고 나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B씨는 결국 다음 날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투신자살이 잇따르자 인천대교 운영사인 인천대교㈜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인천대교㈜는 다리 양방향에 각각 순찰차를 투입, 24시간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라 속수무책이다.

차량이 정차하거나 어떤 물체가 갑자기 날아와 도로에 떨어졌을 때 상황실 알람이 울리는 ‘유고 감지시스템’도 지난해 구축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사실 인천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란 우려는 개통 이후부터 꾸준히 나왔다.

인천대교의 주탑 부근 도로는 아파트 30층 높이와 비슷한 74m 높이에 있다. 다리에서 떨어지면 즉사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또 한강 다리들과는 달리 통행 차량이 많지 않고 시속 100km가량으로 고속 질주하기 때문에 다른 운전자들이 자살 기도자들을 말릴 수 있는 여지도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다리 난간을 사람이 뛰어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높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천대교㈜는 그러나 약 19km 길이의 도로 모든 구간에 난간 높이를 보강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강풍이 자주 부는 주변 특성상 구조물 이탈 위험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천대교㈜의 한 관계자는 “다리 위에 차량이 정차하면 순찰차가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하지만, 투신자살을 원천봉쇄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투신자살을 막을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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