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난의 행군’ 이후 산림 급속히 황폐”

“북한 ‘고난의 행군’ 이후 산림 급속히 황폐”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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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개간ㆍ화전 등으로 나무 사라져” 증언

1980년대까지만 해도 비교적 울창했던 북한 산림이 19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급격히 황폐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1995∼1997년 아사자가 속출한 이후 급격한 산지 개간이 이뤄지면서 화전으로 변해 나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10일 산림청에 따르면 탈북자인 강대규(45.가명)씨는 9일 오후 정부 대전청사 소회의실에서 한 초청특강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강씨는 함경북도에서 산림 분야 일꾼으로 일했다.

그는 산림청이 그동안 위성 영상과 국제기구 발표 등으로만 알던 북한 산림 현황과 황폐화 실상을 북한 이탈주민에게 직접 듣기 위해 마련한 특강에서 자신이 체험한 북한 산림의 현실과 함경북도 산림현황, 양묘와 조림 등의 산림사업 경험 등을 설명했다.

이날 산림청 관계자와 서울대ㆍ충남대 등의 산림연구자, 통일부 관계 인사 등 50여명이 특강을 들었다.

강씨는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야산에 나무가 많았고 주민들이 산에 들어갈 일이 없었지만 사회주의 공급 체계가 마비된 이후 산에서 땔감을 얻고, 산을 개간해 식량 문제를 해결하려 해 높은 산꼭대기까지 개간되지 않은 산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2001년 국가 단위의 산림조사를 해 경사도 25도 미만의 개간 산지를 국가 토지(협동농장)로 편입했고, 주민들은 자신이 개간한 산지가 편입되지 않도록 뇌물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3∼5월을 식수 기간으로 정해 대대적으로 주민을 동원, 매년 10만ha 나무심기를 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지력 감퇴와 주민 무성의로 묘목 활착률이 30%도 안 돼 산림 복구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2008년 위성 영상을 분석, “북한 산림 899만ha 중 284만ha가 황폐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1999년 조사 때보다 산림 면적은 17만ha 줄고 황폐지 면적은 121만ha 늘어난 수치”라고 발표했다.

산림청은 2009년 통일부, 농림부 등과 함께 북한 산림복구를 포함한 ‘남북 산림협력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남북 관계 단절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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