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문제로 남편과 다툰 뒤 가출했던 30대 여자가 아들 3명을 모텔에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는 지난 6일 저녁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한 모텔 객실에서 아들 3명(8살,5살,3살)의 얼굴을 베개로 눌러 살해한 김모(38·여)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20분쯤 모텔 객실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숨진 아들 3명은 객실 침대에 이불을 덮은 채 나란히 누워 있었고, 김씨는 쪼그리고 앉아 멍하니 숨진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1999년 A(46)씨와 결혼한 김씨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1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대까지 돈을 빌려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김씨의 남편은 경찰에서 ‘충분히 생활비를 줬다’고 진술했다. 김씨가 돈을 빌려 쓴 사실을 남편이 최근 알게 되자 김씨는 지난 5일 낮 12시쯤 아들 3명을 데리고 가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은 이틀 후인 7일 서울 관악경찰서에 가출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아이들이 잠들었때 베개로 얼굴을 눌렀다’고 진술할뿐 공황상태여서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구체적인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8일 모텔 인근 가게에서 빌린 휴대전화로 자신이 돈을 빌려 썼던 여성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휴대전화 발신지를 추적해 김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또 정확한 사망 시점과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