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강간 관련 기록 200건 넘어

성범죄는 시공을 초월한 사회악이었다.

조선시대에도 나주 사건 못지 않는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태조에서 철종까지 472년간 역사적 사실을 왕 별로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는 강간 관련 기록이 200건이 넘는다.

중종실록에 6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종(43건), 세종(18건), 고종(1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명나라의 ‘대명률’(大明律)을 따랐던 당시 성범죄는 범간(犯奸)조의 적용을 받아 엄하게 다스려졌다.

강간범은 교형(絞刑·교수형)에 처했고 강간 미수범은 장형 100대와 3천 리 유배형을 받았다.

실록에 따르면 태조 7년(1398) 11살 아이를 강간한 사노 잉읍금을 교형에 처했다.

세종 8년(1426)에는 8살 여아를 강간한 평해의 김잉읍화를 역시 교형에 처했다는 기록이 있다.

계급사회였던 당시 상전을 성폭행한 경우에는 더한 처벌이 내려졌다.

태종 4년(1404)에는 노비인 실구지 형제와 실구지의 처남 박질이 양반가의 딸(16)을 강간해 능지처참 됐다.

능지처참은 팔다리, 어깨, 가슴 등을 잘라내고 마지막에 심장을 찌르고 목을 베는 가장 잔혹한 사형이다.

성범죄를 은폐·축소한 관리가 곤장을 맞거나 질투 때문에 강간을 무고하는 등 요새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도 있다.

성종 3년(1472) 상주 목사 구치명과 판관 김언신 등은 성폭력 사건을 화간으로 조율해 감사에게 보고하지 않고 돈을 받았다고 기록됐다.

이들은 또 강간범을 감금하지 않고 도망가게 해 장(杖) 100대와 90대의 처벌을 각각 받았다.

세종 10년(1428)에는 고음진이라는 여성이 딸과 공모해 남편의 후처를 죽이고 “남편이 후처를 강간했다”고 무고하기도 했다.

모녀는 교형보다 무거운 참형(목을 베는 형벌)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