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입생부터 적용… 재학생은 D+이하만 허용
좀더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같은 강의를 다시 듣는 대학 재수강 제도가 취업·진학을 위해 성적을 부풀리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연세대가 내년 신입생부터 이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연세대는 원칙적으로 ‘과락’(F학점) 외에는 재수강이 불가능하도록 하되, 건강이나 경제적 이유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수업을 제대로 수강하지 못한 학생들에 한해 2~3회가량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학생의 재수강 요건도 기존 ‘평점 C+ 이하’에서 ‘평점 D+ 이하’로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학점 문제에 민감한 학생들의 정서를 고려해 재수강 제도를 최종적으로 손질하기에 앞서 토론회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전체 강의 중 재수강 학생 비율을 9%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대학생들의 학점이 지나치게 높아 외국대학들이 한국 학점을 인정하지 않는 등 폐해가 있다.”면서 “재수강 제도가 경제적 사정 등 불가피한 이유로 공부를 못한 학생들을 구제하는 순기능만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11학년도 서울대 재학생 중 A학점의 비율은 50.9%, 연세대 40.7%, 고려대 39.2% 등으로 학점이 지나치게 높은 현상이 심각하다.
연세대 측은 국내 대학가에 관행적으로 번진 학점 세탁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과 공조해 재수강 가이드라인 공동 제정도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재수강생이 지나치게 많으면 대학 입장에서는 중복투자를 해야하는데 이는 자원 낭비”라면서 “이 비용을 줄여 학생들에게 다른 형태로 투자하자는 공감대는 대학가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09-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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