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에 10억 헌금… 정치인 수명에 후원금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하며 40억여원을 받은 양경숙(51) 인터넷방송 ‘라디오21’ 편성본부장이 지난 1월과 6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이해찬 대표 지원 활동에 약 10억원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또 공천헌금 중 일부를 가지고 10명 미만의 정치인들을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양씨가 이 이사장 등 3명으로부터 받은 돈은 모두 40억 9000만원으로, 이 이사장이 10억 9000만원을 냈고 이 대표와 정씨가 각각 18억원과 12억원을 건넸다. 검찰은 양씨로부터 공천헌금 중 수억원을 지난 6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를 지원하기 위한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데 사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럽에 체류 중이던 양씨는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해찬 후보 캠프를 돕던 인터넷언론 ‘프레스바이플’의 박모 편집위원으로부터 긴급지원을 요청받고 귀국, 4만여명의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선거인단 모집 활동과 함께 이해찬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를 12회에 걸쳐 모두 5만 5986회 발송하는 과정에서 수억원을 사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양씨는 지난 1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에는 박지원 당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모바일 선거인단 모집에도 수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의 서면조사에서 “양씨와 통화 등을 한 것은 맞지만, 자원봉사자 성격으로 알았고 돈과 관련해서는 아는 게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양씨의 진술에 따르면 20억여원은 선거 홍보 사업에 쓰였고, 10억원에 가까운 돈은 두 명(박지원, 이해찬)의 의원을 지원하는 데 사용됐다.”면서 “이 밖에 7억원에 육박하는 돈은 계좌 세탁을 거쳐 인출됐는데 사용처를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관은 또 “(양씨가) 10명 미만의 정치인 후원금으로도 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금화된 약 7억원의 사용처 수사는 중수부가 계속 맡고, 모바일 선거 지원 등과 관련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로 넘기기로 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09-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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