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자 태우고 보건소 갈 것” …운전면허 딴 98세 노익장

“임자 태우고 보건소 갈 것” …운전면허 딴 98세 노익장

입력 2012-10-11 00:00
수정 2012-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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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에 뭔가 시험을 볼 수 있는 걸 찾다 보니 그게 운전면허였어.”

 만 98세의 나이로 운전면허를 딴 충남 공주시 박기준 할아버지는 “다른 것은 볼만한 것도 없었고 큰 흥미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할아버지의 ‘면허 도전기’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오토바이 면허 자격을 취득한 그는 공주의 한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을 찾아가 2종 보통 면허시험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경찰과 학원 관계자는 쉽지 않을 거라며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박 할아버지의 열정에 승복하고 말았다.

 면허학원 관계자는 “‘설마’ 하는 마음이었지만 할아버지의 의욕이 강해 할 수 없이 시험 삼아 자동차면허시험장에서 학과와 기능 시험을 먼저 치러 보시라고 권유했다.”고 회고했다.

 박 할아버지는 지난 7월 11일 ‘학과·기능 합격증’을 취득했다. 할아버지는 “학과시험은 열심히 공부하면 될 일”이라며 “기능시험도 평소 아들에게 운전 연습을 받아서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후 할아버지는 3개월간 도로주행 연습을 끈질기게 했고, 마침내 모든 시험을 통과해 10일 경찰서에서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박 할아버지는 해방 전에 황해도 해주에서 월남했다. 할아버지는 “사람을 공부하고 사람의 운명과 인연에 관심이 많다.”면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신이 난다. 특히 젊은이에게 ‘사람이 희망을 잃지 않고 하고자 하면 못할 일이 없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리가 아파 고생하는 임자(아내·97)를 승용차 옆에 태우고 보건소도 가고 드라이브도 시켜 줄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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