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찔렀다”...‘반말 시비’ 끝 우발 범행 주장
18일 경찰에 따르면 제갈씨는 17일 오전 2시께 강남구 신사동 지하주점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중 옆에 있던 강씨 일행 중 한 명이 종업원에게 반말로 ‘물수건을 달라’고 하자 자신에게 한 말로 오해, 시비를 건 것으로 드러났다.
가게 종업원들이 제갈씨와 강씨 일행을 말렸지만 그는 밖에 세워둔 자신의 차에서 과도를 들고 지하 술집으로 다시 들어가 프로야구 선수 박모(28)씨 등 남성 3명을 잇달아 찌른뒤 달아나다 자신을 가게 입구까지 쫓아온 강씨도 찔렀다.
폐부위를 찔린 강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복부에 중상을 입은 박씨는 수술을 마쳤지만 아직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진술에서 제갈씨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화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갈씨는 16일 오후 8시부터 친구와 함께 사건이 일어난 주점에서 양주 1병을 시켜놓고 마시다 자정께 다른 술집으로 옮겼다가 30분 만에 다시 이 주점에 혼자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혼을 했으며 딱히 직업은 없지만 집안이 넉넉해 외제차를 몰 만큼 비교적 풍요로운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갈씨는 경찰에 “최근 친딸이 의붓아버지에게 홀대받는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혼내주려 한 달 전부터 흉기를 승용차에 넣어 다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제갈씨가 범행 후 승용차를 타고 동작구 상도동 집으로 이동, 옷을 갈아입고 나서 집에서 5㎞ 정도 떨어진 여관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CC(폐쇄회로)TV에 찍힌 승용차 번호와 가게 종업원 등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범행 16시간 만인 17일 오후 6시께 동작구 신대방동 인근에서 제갈씨를 긴급체포했다.
제갈씨는 7년간 불면증을 앓고 있으며 수시로 수면제를 복용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날 제갈씨를 추가 조사하고서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