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4번 고의 교통사고, 보험금 2.7억챙긴 사기범 구속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강남과 경기 남양주·구리 일대 도로에서 169건의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 등으로 2억 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밤이 되면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많이 위반한다는 점을 노렸다. 무리해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 일방통행길을 거꾸로 들어온 차량 등을 발견하면 자신의 차를 급가속해 사고를 낸 뒤 현장에서 합의금을 요구하거나 보험금을 받았다.
본인 소유의 2대와 다른 사람 명의의 5대 등 차량 7대를 번갈이 운행하면서 많게는 하루에 4건의 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기록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회사택시 운전자나 음주 운전자 등을 표적으로 삼아 현장에서 집요하게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음주 운전자에겐 “경찰서에 신고하면 면허도 취소되고 보험금도 오르니 신고는 않겠다.”면서 현금 400만~500만원을 요구했다. 돈이 없으면 다음 날 통장으로 송금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도로에서 10분 간격으로 두 건의 교통사고를 내고 경찰서에 신고하러 갔다가 사고 과정을 수상하게 여기고 추적 수사한 경찰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특히 그는 지난 8월 보험사기 혐의로 이 경찰서에 입건돼 조사를 받던 기간에도 20여건의 고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아 이씨 명의로 접수된 교통사고 기록을 전부 조회했다.”면서 “비슷한 수법으로 많은 사고를 낸 점을 확인하고 3개월간 추적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래 성질이 급해서 가속운전을 하다 보니 사고가 많았던 것이지 돈을 뜯어내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