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부회장 등 151명 적발
대한농구협회 소속 심판들이 초·중·고와 대학, 실업팀 감독 등으로부터 유리한 판정 등을 미끼로 관행적으로 금품을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부산경찰청 수사2계는 전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농구대회에서 유리한 판정과 우승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배임수재)로 대한농구협회 심판위원장 등 협회 관계자, 심판, 감독과 돈을 건넨 코치, 학부모 등 151명을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
●특정심판 배정 등 억대 금품 살포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진모(62), 심판위원장 정모(60)씨 등 협회 관계자들은 2008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초·중·고·대, 실업팀 코치·감독 등 97명으로부터 게임에 유리한 특정심판 배정청탁을 받고 256차례에 걸쳐 차명계좌 등으로 1억 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최모(33)씨 등 심판 16명은 2008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감독·코치들로부터 ‘판정을 유리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모두 155차례에 걸쳐 5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협회 관계자들은 농구코치 출신의 브로커들로부터 특정심판을 배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후 이들이 요구하는 심판을 배정해 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심판들은 경기 전후에 감독들에게 전화해 금품 상납을 요구하거나 대회 우승팀에게는 사후에 ‘축승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우승팀에 축하금도 챙겨
심판들은 받은 돈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회식비, 경조사비에 사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 국가대표 출신 모 여고 농구코치 박모(48)씨 등 전국 농구 감독·코치 97명과 학부모 등 131명은 이 기간 농구협회 심판장, 심판 등에게 모두 300여 차례에 걸쳐 2억 4000여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상납금은 선수 학부모들이 마련했다. 경찰은 심판위원장 정씨, 부회장 진씨, 금품을 건넨 감독 최씨 등 73명을 입건하고 상대적으로 금품 액수가 적은 심판이나 지도자 78명은 해당 교육청, 학교에 기관 통보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2012-10-30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