億… 또 億… 신월동 그 천사 이름없이 이 겨울을 데우다

億… 또 億… 신월동 그 천사 이름없이 이 겨울을 데우다

입력 2012-12-11 00:00
수정 2012-12-1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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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안팎 추정 익명 후원자 1억원 수표 자선냄비에 넣어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함에 억대 수표를 기부한 익명의 ‘기부 천사’가 올해에도 등장했다. 이 사람은 지난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기부한 남성과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구세군에 기부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올해도 1억 570만원권 수표를 자선냄비에 쾌척했다.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히며 올해 남긴 편지(왼쪽)와 지난해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남긴 편지. ‘구세군’이라는 단어 등의 필체가 거의 같다.  구세군 제공
지난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구세군에 기부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올해도 1억 570만원권 수표를 자선냄비에 쾌척했다.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히며 올해 남긴 편지(왼쪽)와 지난해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남긴 편지. ‘구세군’이라는 단어 등의 필체가 거의 같다.
구세군 제공
한국 구세군은 지난 9일 오후 6시 25분쯤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모금함에 익명의 후원자가 1억 570만원권 수표를 냈다고 밝혔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써 달라.”면서 자선냄비에 봉투를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그는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편지에 “부모님은 평생 이웃에게 정도 주시고 사랑도 주시고 많은 것을 도와주셨다. 그러나 호강 한 번 못 하시고 쓸쓸히 생을 마감해 고인이 되셨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님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띄워 보낸다.”고 적었다. 구세군은 10일 오전 은행에서 모금액을 세던 중 고액 수표와 편지가 담긴 봉투를 발견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편지의 글씨체와 수표 발행 지점, 기부 장소 등을 볼 때 지난해 억대 수표를 후원한 분과 동일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4일에도 비슷한 연령대의 남성이 1억 1000만원권 수표를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기부하고 사라졌다. 그는 당시 “항상 좋은 일을 하시는 구세군께 존경을 표한다. 작은 성의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남겼다.

박만희 구세군 사령관은 “27년 만에 가장 추운 날이라는 9일 따뜻한 정성과 사연을 전해 준 후원자의 뜻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복지를 위해 후원금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2012-12-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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