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사과는 양심의 자유 침해”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성희롱한 학생에게 공개사과를 포함해 여러 징계를 내렸으나 법원이 “학칙에 없는 징계를 남발했다”며 이를 취소했다.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박태준 부장판사)는 학생 A씨가 한예종 총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기정학 15일만 인정했을 뿐 성폭력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 이수, 대자보·페이스북을 통한 실명 공개사과, 전 여자친구의 노출 사진을 삭제하고 유포하지 않겠다는 각서 제출, 당사자에 대한 비공개 사과 등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예종 학칙에 따른 징계 종류는 근신, 정학, 제적 등”이라며 “이외의 징계처분은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수 징계 가운데 실명 공개사과와 당사자에 대한 비공개 사과는 윤리적인 판단을 강제해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A씨의 전 여자친구가 성적 수치심을 느껴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된 점 등으로 미뤄 유기정학 15일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1년 반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가 학교 측이 징계를 내리자 소송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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