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끈자국 선명·수심 1m서 익사?… 20대 강력반 형사의 미스터리 죽음
2010년 7월 29일. 충북 영동군의 한 유료 낚시터에서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1팀 이용준(당시 27) 형사의 시체가 떠올랐다. 강남서는 “언론이 경찰의 죽음을 사건과 연관지어 보도할 수 있으니 여자 문제로 자살했다고 브리핑하겠다.”고 유족에게 통보했다.이 형사는 부산으로 가던 중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충북 영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던 이 형사는 병원을 빠져나갔고, 그 모습이 병원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게 마지막이 됐다. 이튿날인 28일에는 한 젊은 남자가 병원에 전화를 해 “용준이는 괜찮다. 무서워 도망갔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이 형사는 29일 낚시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부패가 심해 사망 원인을 알 수는 없으나 익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유족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이 형사의 머리 앞쪽과 위쪽 두피 아래에서 출혈흔이 발견됐다. 교통사고 후 병원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상처다. 목에는 끈 자국이 선명했고, 위에서는 수면유도제인 디펜히드라민이 검출됐다. 이 형사의 사망 추정 시간에는 열댓 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유족들은 2년 동안 이 형사 추모사이트를 개설하고, 포털 사이트 등에서 재수사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며 자살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마침내 지난 5일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이 형사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다. 단, 타살 증거도 없다.”면서 ‘미제사건’으로 재분류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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