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정책硏 학술대회 논문…”여성도 노년층되면 두려움 줄어”
젊은 여성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가장 크게 느끼고, 통념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두려움이 작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또 홀로 사는 노인이 두려움을 오히려 적게 느끼며, 이는 주변에 대한 ‘무감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17일 개최한 제2회 범죄피해조사 학술대회에 발표된 ‘노인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란 주제의 논문에 이같은 연구결과가 실렸다.
연구를 진행한 김성언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신체적으로 가장 취약한 노인 집단에서 두려움 수준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성별·연령별 범죄피해에 대한 두려움(p<.001)을 분석한 분산 수치를 비교해보니 ‘34세 이하 젊은 여성’이 21.28을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64를 기록한 젊은 남성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남녀 공히 나이가 많을수록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려움이 가장 작은 것은 노년(65세 이상) 남성으로 14.72를 나타냈고, 여성은 노년에 이르러 16.43을 기록해 남녀 격차가 확 좁혀졌다.
김 교수는 두려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을 통해 “노년층은 범죄 피해의 위험성을 낮게 해석하고 치안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범죄에 대한 매스컴의 보도에 덜 노출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거노인이 가족과 함께 사는 노년층보다 오히려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에 대해 노년층이 느끼는 두려움의 회귀분석을 살펴보면 1인 가구일 때 기울기인 b(β)값이 -0.684(-0.03)을 기록, 다인 가구의 노인들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사회적 고립감으로 인해 두려움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이런 이론적 기대와 달라 흥미롭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자, 소득·교육수준이 낮은 이들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높지 않은 현상은 ‘무감각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 환경에 대해 무감각해짐에 따라 범죄에 대한 두려움 수준이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오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다산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는 범죄피해조사(NCVS) 등 미국 형사사법분야 통계관리를 총괄하는 제임스 린치 사법통계국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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