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暴 CCTV확충 등 무용론…교사·학생변화가 핵심

學暴 CCTV확충 등 무용론…교사·학생변화가 핵심

입력 2013-03-13 00:00
수정 2013-03-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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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예방교육 비디오 시청으로 때우기 일쑤교사 업무여건 개선하고 방관자적 문화 고쳐야

대구 학생 사건 이후 정부는 지난해 2월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다양한 예방교육과 철저한 사후대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공언했다.

그동안 학교폭력이 사회문제화될 때마다 ‘땜질식’ 대책이 나왔지만 실효성이 없었다는 지적이 일자 근본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학교폭력 대책으로 예방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예방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을 50% 줄였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예방교육이 실효성 있게 이뤄지지 않고 형식에 그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박경숙 학교폭력예방센터 상담실장은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교들을 분석해보면 비전문가가 예방교육을 하거나 동영상 보여주기식의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례로 주로 치안만 담당하던 경찰이 학교폭력에 대한 전문성이나 식견 없이 예방교육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내용도 어른조차 딱딱해하는 처벌규정 등을 주입식으로 알리다 보니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옥식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은 “예방교육도 감정 코칭 등 심층적 차원에서 청소년들 정서와 인성에 호소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역할극에 가해자, 피해자로만 참여해봐도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장 교사의 역할이 중요 = 다양한 대책이 나오더라도 결국 현장 교사의 관심이 없으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종합대책 수립 이후에도 교사들의 역할이 많이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숨진 최군이 다닌 중학교 담임교사도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재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본부장은 “교사들 업무가 많아서 학생 생활지도가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학부모는 아이 몸에 상처가 생기면 아이 말만 믿고 넘어가지 말고 교사와 의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 나와도 현장에 제대로 접목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번 일로 교사들이 좀 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제대로 상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옥식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관심을 쏟으려면 우선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근무 여건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계약직 상담교사도 정규직화해야 좀 더 헌신적으로 일할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와관련 신임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이날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단과 만나 “학교폭력을 근절하려면 교사들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중요한 만큼 교사들이 학생생활지도와 상담에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 주변 학생의 방관 막아야 = 전문가들은 주변 학생들이 자신도 학교폭력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서 ‘남의 일’로 여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생들 사이의 일을 교사나 학부모가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산 사건에서도 최군 주변 동창생들이 학교폭력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와 교사는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알지 못했지만 친구들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2011년 초중고교생 6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목격자의 61.1%는 ‘그냥 모른 척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교사에게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각각 15.1%, 2%에 불과했다.

학교폭력 전문가들은 방관자 역할을 하던 아이들이 피해자 편에 설 때 학교폭력은 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교사는 수업 외에는 면담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학생 개인 문제를 파악하기 거의 어렵다”며 경산 사건의 경우도 외진 곳에서 폭력이 많이 이뤄지다 보니 학교에서 인지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결국 주변 친구들이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자발적으로 알리는 문화가 확산해야한다”며 “학생들이 역할극 등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언제든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면 무관심해하던 생각도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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